"브랜드를 키울 수 있는 역량 마련이 중요한 신진 브랜드라면, 패션 플랫폼과 상생하거나 이같은 패션 페스티벌 참여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박화목 마르디 메크르디 대표가 패션 페스티벌 '넥스트패션 2022' 중 진행된 프로그램 '토크 얼라이브' 강연 이후 <블로터>에 이렇게 말했다.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는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크게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다. 박 대표는 올해 상반기 29CM 내 거래액이 전년 대비 6배 증가한 데다 무신사와 손잡고 성공적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등 패션 플랫폼과의 인연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55개 브랜드가 한 곳에 모인 이유는
서울 성동구 서울숲 가족마당에는 신진 브랜드들이 한 곳에 모였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서울시가 손잡고 신진 브랜드 알리기를 지원하는 패션 페스티벌 넥스트 패션 2022에 참가한 것이다. 4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국내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고 디자이너들을 지원하기 위해 무신사와 서울시의 공동 개최로 기획됐다. 

▲ 서울 성동구 서울숲 가족마당에서 개최된 '넥스트 패션 2022' 현장 부스. (사진=안신혜 기자)
▲ 서울 성동구 서울숲 가족마당에서 개최된 '넥스트 패션 2022' 현장 부스. (사진=안신혜 기자)
지난 3일 행사가 진행되는 서울숲 가족마당을 방문하니 배꼽이 드러나게 입는 크롭티, 시스루 레이어드 상의, 로라이즈 팬츠 등 저마다 개성을 드러낸 패션을 장착한 방문객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각각 브랜드 부스에 들러 올 가을겨울(F/W) 라인업을 살펴보거나 SNS에 사진을 올리며 이벤트에 참여하며 패션 페스티벌을 즐기고 있었다. 

행사장 중앙에는 런웨이와 공연, 강연을 위한 메인 스테이지 '넥스트 패션 로드' 외에 아웃스탠딩, 예일, 와릿이즌, 리:웨어 등의 부스도 설치돼 인기 브랜드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 무신사 입점 브랜드로, 함께 운영하고 있는 신진 브랜드와 동시에 참여한 경우도 있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 자체에 대한 관심도 확인할 수 있었다. 행사장 한 켠에는 무신사 스토어가 운영하는 △골프 △럭셔리 △뷰티 △플레이어(스포츠) 4개 전문관 부스도 마련됐다. 특히 최근 골프, 명품 카테고리의 높은 인기를 증명하듯 골프와 럭셔리 부스에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한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온라인 기반 '신생 브랜드', 현장 부스서 소비자 접점 마련  
주목할 만한 점은 넥스트 패션 행사장에 마련된 54개 부스 중 40%가 브랜드 론칭 3년이 채 안된 '신생 브랜드'라는 점이다. 캐주얼과 스포츠, 여성 및 남성복 등 장르 역시 다양했다.

▲ 서울 성동구 서울숲 가족마당에서 개최된 '넥스트 패션 2022' 현장 부스. (사진=안신혜 기자)
▲ 서울 성동구 서울숲 가족마당에서 개최된 '넥스트 패션 2022' 현장 부스. (사진=안신혜 기자)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입점 브랜드와 현장 부스의 장점을 동시에 활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많은 신생 브랜드가 온라인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실제 공간에서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부족한데, 이를 현장 부스에서 제품을 직접 보고 만져보며 보완한 것이다. 구매를 원하는 경우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도록 해 기존의 판매 방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각각의 브랜드 부스에서는 전시된 의상, 액세서리 등을 실제로 착용해 볼 수 있었다. 이어 제품에 부착돼 있는 큐알(QR) 코드를 스마트폰에 스캔하면 무신사 스토어로 연결돼 제품 상세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부스를 열고 넥스트 패션에 참가한 브랜드 '1993스튜디오' 관계자는 <블로터>에 "소비자들이 부스를 찾아 직접 제품을 확인하고 착용해보는 등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실제 구매를 위해 QR 코드를 통해 브랜드 페이지에 접속하는 소비자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신진 브랜드와 동반 성장, 무신사표 '상생법'은
무신사는 평소 신진 브랜드와 디자이너를 육성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신진 브랜드들의 인기로 무신사가 성장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특히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에 주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서울 성동구 서울숲 가족마당에서 개최된 '넥스트 패션 2022' 프로그램 '토크 얼라이브'에 참석한 박화목 마르디 메크르디 대표(사진 우측). (사진=안신혜 기자)
▲ 서울 성동구 서울숲 가족마당에서 개최된 '넥스트 패션 2022' 프로그램 '토크 얼라이브'에 참석한 박화목 마르디 메크르디 대표(사진 우측). (사진=안신혜 기자)
이를 위해 무신사는 지난 1월 자사 패션 전문 투자 기업 무신사 파트너스를 통해 '넥스트 패션 인큐베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선발 브랜드에게는 최대 3억원 규모의 투자금과 생산 대여금을 지원하거나 패션 특화 공유 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 입주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이날 '토크 얼라이브' 프로그램에서 만난 박화목 마르디 메크르디 대표가 한 말과도 일맥상통하다. 박 대표는 <블로터>에 "더 멋있는 것을 하고 싶다면 제약 없이 스스로 하고자 하는 바를 보여주는 게 좋다"면서도 "다만 신생 브랜드의 경우 자금 등 현실적인 문제로 고민한다면 무신사, 29CM 등 패션 플랫폼의 도움을 받는 것이 실질적인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이번 넥스트 패션 특별 부스로 참가한 캐주얼 브랜드 '예일'도 올해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점 3층에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며 온오프라인 전방위적으로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는 브랜드다. 

실제 무신사의 신생 브랜드 및 디자이너 상생 활동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넥스트 패션에 참가한 다수 브랜드는 무신사 스토어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에 따르면 29CM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 '프렌다'는 지난 4~5월 전년 대비 10배 이상 성장했고 '노이어'의 올해 무신사 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대비 600% 이상 성장했다. '수아레'의 인기 제품 ‘린넨 팬츠’는 올해 6~8월 기준 무신사 스토어 하의 카테고리 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다. 

▲ 서울 성동구 서울숲 가족마당에서 개최된 '넥스트 패션 2022' 현장 메인 스테이지. (사진=안신혜 기자)
▲ 서울 성동구 서울숲 가족마당에서 개최된 '넥스트 패션 2022' 현장 메인 스테이지. (사진=안신혜 기자)
무신사는 신생 브랜드 지원이 결국 무신사 자체 성장을 견인하는 '상생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투자 이후 브랜드의 성장이 무신사 스토어 거래액, 매출 등 전체 성장을 이끌고, 동시에 무신사의 노하우를 활용해 패션 생태계 내 브랜드 다양성이 보장된다는 의미다. 무신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667억원, 54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1%, 19% 성장했다.  

현장에 있던 무신사 관계자는 "40% 가량의 신생 브랜드 뿐만 아니라 2010년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한 이후 12년 간 함께 하고 있는 '프리즘웍스' 등 시니어 브랜드도 많다"며 "마르디 메크르디, 프리즘웍스 등의 시니어 브랜드의 경우 일본, 영국, 캐나다 등에 진출하며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신생 브랜드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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