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에코프로비엠)
▲ (사진=에코프로비엠)

지난 6월 유상증자로 6246억원의 자금을 추가 확보한 에코프로비엠이 고환율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악재 속에서도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배터리 시장 주요 격전지로 꼽히는 유럽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전날 자회사 에코프로글로벌에 8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자금 납입일은 오는 10월 31일이며 에코프로글로벌은 이미 에코프로비엠이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로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다.

에코프로글로벌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800억원을 헝가리 양극재 공장 프로젝트에 사용할 예정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말 첫 해외공장 설립 지역으로 헝가리 데브레첸을 점찍고 총 97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에코프로비엠이 공장을 지을 데브레첸 지역은 BMW 공장에 인접한 곳으로 향후 BMW에 소재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헝가리 제1공장은 2024년 하반기, 제2공장은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생산업체 중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말 2026년까지 국내, 북미, 유럽 지역에 무려 2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양극재 생산량을 연간 48만톤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중 헝가리에 투입되는 자금만 약 1조원에 달한다. 에코프로비엠이 유럽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점차 경쟁이 심화하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국내만 하더라도 LG, SK, 롯데 등 국내 굴지의 화학사들을 보유한 대기업집단들이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을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 SK온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갖추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연산 7만70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에코프로비엠은 특히 성능이 좋은 하이니켈계 NCA 양극재 시장에서는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했다. 2020년 말 기준 하이니켈계 양극재 시장 점유율은 27.6%로 일본 스미모토 광산(48.8%)에 이은 시장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소재 사업 내재화 추세 역시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만 보더라도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분사한 이후 소재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올 초 LG화학은 5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6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에코프로비엠은 투자를 위해 앞서 지난 6월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금을 확보해 놨다. 유상증자로 총 6246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에코프로비엠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4700억원, 채무상환자금 320억원, 운영자금 1226억원 등의 사용계획을 세웠다. 이중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4700억원은 해외투자 총괄법인 에코프로글로벌에 사용될 예정이다.

에코프로비엠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장과 함께 매년 빠른 속도로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넘게 증가한 1조1871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1440억원으로 20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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