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리 크레이그 JP모건 글로벌마켓 전략가가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화자산운용과 합동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블로터 강승혁 기자)
▲ 케리 크레이그 JP모건 글로벌마켓 전략가가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화자산운용과 합동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블로터 강승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사라질 경우 강력한 성장세가 나타날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유일하게 유망한 지역은 중국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한화자산운용과 합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최근 JP모건은 중국 기업의 주가 폭락에 오히려 '저점매수' 기회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 및 통화·재정 정책 기대감을 근거로 들었다. 또 JP모건은 올 3월 중국 빅테크에 대한 투자의견을 무더기로 하향하더니 두 달만인 5월에는 텐센트, 알리바바 등 종목의 등급을 대거 상향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JP모건 측은 중국 시장의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케리 크레이그 JP모건 글로벌마켓 전략가는 "종국적인 면에서 모든 가능성이 실현될 것이라 보지는 않으나 중국은 매우 다른 사이클을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은 빠른 속도로 변화할 것이고 주식시장이 긍정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정책적으로 전환이 이뤄지면 다이내믹한 변화를 통해서 조정이 일어나 현금흐름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지속가능한 기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양책 역시 중요한 맹점"이라며 "JP모건은 상대적으로 뉴트럴(중립)한 입장에 있기 때문에 금융과 소비자 부문에 있어서 어떤 지속가능한 부분을 기대할 수 있는지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러한 JP모건의 입장은 여타 기관투자자들의 포지션과는 달라 보인다. 레온 골드펠트 JP모건 아시아태평양 멀티에셋솔루션본부장은 "투자자들이 중국시장을 탈출하는 글로벌 런, 특히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연금기관 등 미국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는 50~60%가 주식, 5%가 신흥국인데 그 중 2%가 중국이다. 미국 기관투자자들은 중국이 대만 이슈 등 불확실성과 미국과의 패권경쟁으로 어려운 시장이라 생각해 포트폴리오에서 없애고 싶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은 한화자산운용의 '라이프플러스(Lifeplus) TDF' 상품에 투자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이 중 2045년을 빈티지(목표 시점)로 한 상품의 자산구성에서 투자국가별 비중을 보면 미국 51.91%, 한국 15.99%, 일본 5.18%, 그리고 중국이 4.02%다. 여타 기관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투자비중이 2%라고 밝힌 것보다 더 높은 수치다. '생애주기펀드'라고도 불리는 TDF는 은퇴 시기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조정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라이프플러스 TDF 상품은 한국시장에 대한 비중도 상당하다. JP모건은 한국 주식시장의 경우 현재 저평가된 국면이 내년부터 반등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펠트 본부장은 "한국 시장은 회복을 앞서서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높은 금리와 달러 강세에 영향받기 때문"이라며 "한국 시장이 컨피던스(자신감)를 갖게 되면 내년 하반기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도입되면 시장 전반의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업계에서 나오는 만큼, 이러한 낙관론이 그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한화자산운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변화에 따른 '채권'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금리가 높을 때는 채권가격이 떨어지고 낮을 때는 상승한다. 현재 저렴하게 매수해 내년 금리인상 기조가 정체 후 인하되면 채권을 통한 이익 실현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크레이그 전략가는 연준이 2024년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 JP모건은 내년 장기자본시장 전망에서 채권투자를 제안했다.(자료=JP모건)
▲ JP모건은 내년 장기자본시장 전망에서 채권투자를 제안했다.(자료=JP모건)

JP모건은 내년 장기자본시장 전망(LTCMA, Long-Term Capital Market Assumptions)을 발표하면서 인플레이션 방어와 분산을 위한 대체투자를 제안했다. 골드펠트 본부장은 "올해 시장 하락은 최근 10년 동안 가장 매력적인 장기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며 "주식 60%, 채권 40%는 포트폴리오내에서 튼튼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 60%, 채권 40%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을 때 내년 수익률은 평균 7.2%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2위 자산운용사인 뱅가드도 이러한 '60대 40' 전략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점쳤다.

변재일 한화자산운용 WM솔루션운용팀장은 "현재 주식 가격은 얕은 수준의 경기 침체를 반영하고 있는데, 내년 경기침체가 심각해질 경우 주식 가격 하락과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경기 침체 수준이 예상보다 얕거나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게 될 경우 주식 가격 상승과 채권 가격 상승 시나리오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결론적으로 모든 시나리오에서 채권은 매력적이며 결국 전통적인 자산배분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 라이프플러스 TDF는 지난 디폴트옵션 1차 승인에서 모든 빈티지(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2050)가 승인을 얻었다. 포트폴리오 승인개수로는 전체 운용사 중 3위에 해당한다. 올해 빈티지별로 -11~-13%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주식에 환오픈, 채권에는 환헤지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성과를 방어했다. 주식은 S&P와 유사한 수준의 성과를 기록한 가운데, 환율 효과가 빈티지별로 3~10% 더해졌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무는 "TDF는 장기 투자를 통한 리스크 프리미엄 취득으로 연금 자산을 늘리는 것이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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