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악화로 주요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감으로 메모리 기업들의 수익이 크게 쪼그라들 위기에 처했다고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기로 유명한 메모리 칩 부문은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더욱 엄격한 제품 관리와 5G 기술, 클라우드 서비스를 포함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산업이 사상 최악의 완패를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 삼성전자 RDIMM D램 모듈.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RDIMM D램 모듈. (사진=삼성전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 등의 판매가 급증했지만 지난 1년 동안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등 거시경제 위기가 닥치며 수요가 줄어들었고 소비자용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크게 위축됐다. 그 결과 반도체 재고가 늘어났고 이에 따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에이브릴 우 수석연구부사장은 “반도체 업계는 공급업체들이 더 나은 통제력을 갖고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결국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위기가 업계 선두주자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과 같은 기업에만 타격을 입혔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공급업체에도 영향을 미처 궁극적으로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아시아 경제 전반을 위축시켰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기업들의 영업 손실이 총 50억달러(약 6조15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재고량이 계속 늘면서 3~4개월치의 공급물량이 쌓였다. 반도체 산업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삼성전자는 사업을 다각화한 덕분에 피해가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보이지만 메모리사업부가 이미 적자 국면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지난해 4분기를 포함한 작년 실적을 발표한다.

SK 하이닉스는 2021년 말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해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을 설립했다. 그러나 이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나빠지며 솔리다임 실적도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투자와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내달 1일 실적을 발표한다.

미국의 유일한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은 빠르게 하락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공장과 장비에 대한 예산을 삭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이번 사이클을 이겨내야한다”며 “사이클 간 성장과 수익성의 추세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메모리 칩 제조업체가 항상 수요 급증과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새로운 공장을 가동하는 데 수년이 걸리고 수십억달러를 소요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메모리 기업들은 빠르게 성장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보다 수익성에 집중하며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게 됐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운용 대표는 “3대 공급업체인 삼성, 하이닉스, 마이크론은 특히 D램 부문 공급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낸드 플래시 부문에 대해서는 “더욱 세분화돼있고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어 D램 시장이 회복한 후 그다음 분기에 회복할 것이며 상황이 장기화되면 낸드 시장의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올해 하반기에는 메모리칩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MC 투자증권의 그레그 로 기술연구부장은 “중국이 최근 제로 코로나를 폐지한 후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이 공장을 정상적인 리듬으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에 업계에 도움이 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반기에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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