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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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DX)’이 확산되면서 국내외 클라우드 기업들이 의료·헬스케어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르면 내달 신사옥을 공개하고, 사내병원을 열 예정이다. 네이버 사내병원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설계된다. 진료 알람·예약·설문 등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이른바 ‘페이퍼리스(paperless·종이 없는)’ 병원을 구현해,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는 실험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클라우드 전자의무기록(EMR·Electronic Medical Record) 기업인 이지케어텍에 약 300억원을 투자해 이지케어텍 지분 10%를 확보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헬스케어 사업의 뼈대는 ‘데이터’다. 클라우드는 흩어져 있는 환자들의 데이터를 모아, 효율적인 접근·공유·활용 등을 돕는다. 예를 들어 환자의 임상·유전체 데이터부터 개인건강기록 등 각종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올리고 의료기관끼리 이를 공유하면 맞춤형 정밀의료가 가능해진다. 운영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데이터 활용이 용이해지기 때문에,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확대되면 클라우드 역시 동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클라우드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3년 151억800만달러(18조3260억원)까지 이를 전망이다. 분석기관 딜로이트는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클라우드 시스템을 갖춘 병원·의료 시스템은 반복업무가 사라지고 데이터 인사이트 개선 등 이점이 상당하다”며 “비용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해외 클라우드 기업들은 이미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라클은 지난해 EMR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서너를 사들였다. 인수금만 283억달러(약 33조7500억원)로, 오라클 창립 이래 가장 큰 인수·합병(M&A) 규모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1% 안팎으로, 존재감이 미미하다. 이에 서너가 보유한 의료 데이터를 확보해, 헬스케어 클라우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음성인식 기술 전문업체 뉘앙스를 197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22조원이 넘는 가격에 인수했다. 뉘앙스는 의료진의 목소리를 인식하고, 진료기록을 자동으로 작성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MS는 뉘앙스와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IaaS)인 ‘애저(Azure)’를 연계해 헬스케어 산업을 공략할 계획이다.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잡고 있는 아마존도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이용한 원격의료 서비스인 ‘아마존 케어’를 선보이고 있다. 구글은 미국 국립병원 체인인 HCA헬스케어와 손을 잡았다. 방대한 환자 의료기록을 구글클라우드에 공유해, 의료진을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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