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의 동탄데이터센터 전경.(사진=삼성SDS)
삼성SDS의 동탄데이터센터 전경.(사진=삼성SDS)

삼성SDS가 경쟁사보다 출발이 늦은 클라우드 사업을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인프라·컨설팅·구축과 업무용 앱까지 클라우드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원하는 역량을 모두 갖췄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S의 클라우드 사업은 △CSP △MSP △SaaS를 모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CSP는 소프트웨어·스토리지·서버 등 가상화한 물리적인 자원을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하는 기업이다. 삼성SDS는 국내 5개를 포함해 전세계 주요 거점에 총 17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삼성그룹 관계사들의 온프레미스(서버·스토리지 등 IT 인프라를 자체 데이터센터나 전산실에 구축한 형태) 환경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삼성SDS의 데이터센터가 활용됐다. 

하지만 국내·외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주요 CSP 3사가 장악했다. 이들은 한국의 민간 시장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CSP들이 '클라우드 보안 인증(CSAP)' 규제로 넘보지 못했던 공공 시장은 KT클라우드·NHN클라우드·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CSP 3사가 차지했다. 이들에 비해 삼성SDS는 출발이 늦었다. 차별화가 필요했다. 

이에 회사는 클라우드로 전환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환경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했다. 탄탄한 보안도 가미했다. 이를 SCP(삼성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브랜드화했다. 관계사뿐만 아니라 제조와 금융 등 대외 고객을 늘린 결과 현재 200여개의 업무가 SCP 위에서 구현되고 있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가 이달 10일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클라우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SDS)
황성우 삼성SDS 대표가 이달 10일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클라우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SDS)

삼성SDS는 우선 국내 시장부터 공략할 계획이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SCP를 '김치찌개'에 비유했다. 그는 이달 10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CP는 아직은 (글로벌 기업들처럼 다양한 구축 사례를 갖춘)뷔페가 아닌 김치찌개"라며 "하지만 뷔페에서 김치찌개를 만들려면 담당자가 1~2명을 넘기기 어렵겠지만 삼성SDS는 역량을 집중할 수 있기에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최근 늘고 있는 기업들의 고성능 컴퓨팅(HPC)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동탄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회사는 초거대AI를 준비 중인 기업들에게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연구개발(R&D) 업무 등이 포함된 초고속·대용량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탄데이터센터는 3개 데이터센터간 상호 백업이 되도록 구성됐다. 화재나 정전 등 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서비스 재개가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또 최신 냉각기술과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사용효율(PUE)을 1.1로 낮췄다. PUE란 데이터센터가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1.0에 가까울수록 효율적 센터라는 의미다. 삼성SDS의 다른 데이터센터의 PUE는 수원 1.6, 상암 1.4, 춘천 1.2 등이다. 삼성SDS는 이날 동탄데이터센터를 언론에 공개했다. 올해 1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이곳은 전력 공급 체계를 이중화해 서비스 중단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MSP란 기업이 클라우드를 도입하려고 할 때 △컨설팅 △네트워크·인프라 관리 △보안·모니터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말한다. 국내 MSP 시장은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이 주도하고 있다. 삼성SDS의 IT 서비스 경쟁사인 LG CNS와 SK㈜ C&C도 MSP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SDS는 그간 다양한 기업 고객의 업무를 분석해 수행한 SI(시스템통합) 및 SM(시스템 운영·유지보수) 사업 경험을 갖췄다. 이에 기업들의 요구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최적의 CSP를 추천해주고 데이터 이관 및 운영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1위 CSP인 AWS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2022년말 기준 AWS 자격을 보유한 삼성SDS직원 수는 2092명이다. AWS를 비롯해 MS의 애저, 오라클의 OCI까지 합하면 회사가 보유한 클라우드 전문 자격만 8700개 이상이다. 

회사는 SaaS 분야에서도 그간 경험한 SI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앱들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꼽았다. SaaS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란 뜻으로 클라우드에서 이용 가능한 앱을 말한다. 

구형준 삼성SDS 클라우드사업부장 부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삼성SDS는 클라우드와 관련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만드는 것이 아니라 35년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기에 앞으로 클라우드 사업이 잘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며 "현재 보유한 고객도 몇 년의 로드맵을 통해 SCP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러한 클라우드 관련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클라우드를 제공하겠다며 브랜드 슬로건 '클라우드. 심플릿 핏(Cloud. Simply Fit)'도 발표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사업에서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IT서비스 부문의 클라우드의 2022년 4분기 매출은 3418억원으로 SI(3140억원)를 처음 앞섰다. 클라우드 매출은 지속 증가했지만 SI의 매출은 감소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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