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엠로 IR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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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가 구매공급망 관리 전문 기업 엠로를 인수하면서 자사의 통합 공급망(SCM) 플랫폼을 완성하게 됐다. 

삼성SDS의 사업은 크게 IT서비스와 물류로 구분된다. 회사는 자체 SCM 플랫폼 '넥스프라임'을 통해 물류 사업을 펼쳤다. SCM은 △공급망계획(SCP) △구매공급망관리(SRM) △물류실행(SCE)으로 구성된다. 고객이 상품을 생산해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물류 과정에 있어 각각의 역할을 하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들이다. 삼성SDS는 이중 SCP와 SCE(첼로)는 자체 보유했지만 SRM은 외부 전문 기업을 통해 대행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이번에 SRM 전문 기업 엠로를 인수하면서 SCM에 속하는 주요 SaaS를 모두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SCM은 제조사들에게 필수 플랫폼이다. 가령 가전 제조사가 냉장고를 연말 쇼핑 성수기에 미국과 유럽 시장에 판매한다고 하면 연말을 맞이하기 2~3개월 전에 SCP를 통해 수요 예측을 할 수 있다. 엠로가 전문인 SRM은 그 다음 단계다. 제품의 개발·양산·단종 단계를 함께 진행할 협력사를 발굴 및 평가하고 조달·위험관리 계획을 세우는 역할을 한다. 글로벌 기업들도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SRM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SDS는 국내에서는 엠로가 이 사업을 가장 잘하는 곳 중 하나라고 판단하고 인수를 결정했다. SCE는 비행기·배·트럭 등의 운송수단을 활용해 최적의 경로를 찾고 창고를 관리하고 물류 가시성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삼성SDS의 첼로 스퀘어가 SCE를 담당하고 있다. 

삼성SDS는 엠로와 함께 글로벌 시장의 고객을 대상으로 통합 공급망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면서 클라우드 사업의 한 축인 SaaS 솔루션 공급사로의 입지도 공고히 할 방침이다. 

삼성SDS와 엠로는 15일 지분 인수 사실을 보도자료와 공시를 통해 각각 발표했다. 양사의 발표에 따르면 삼성SDS는 엠로의 주식 374만4064주를 약 1118억원에 매수한다. 이로써 삼성SDS는 엠로의 지분 약 34%를 보유하게 돼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삼성SDS가 엠로의 현재 최대주주인 송재민 대표의 지분을 인수하지만 경영은 기존 경영진이 그대로 맡게 된다.

한편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이날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열린 제3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주주가 국내 대표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 묻자 "처음 듣는 내용이며 답변 드릴 사항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비행기·배·트럭 등 물류 관련 자산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물류 사업에 필요한 플랫폼과 SaaS를 제공하는 디지털 물류 사업을 지향하고 있다. 자산을 직접 소유하는 HMM과 같은 해운사의 물류 사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황 대표는 인수합병(M&A)과 자사주 매입 의사를 묻는 주주들의 사전 질문에 "클라우드 사업과 디지털물류에 쓸 돈이 많고 오늘 굉장히 중요한 인수(엠로)도 발표했다"며 "M&A를 위해 보고 있는 회사가 있으며 주주환원까지 더해 자금 활용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주총에서 △제38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 등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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