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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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준금리 발표 소식이 임박한 가운데 국내 채권시장에 미칠 여파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레고랜드발 채권 사태 등으로 유동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던 지난해 말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는 2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시작해 이튿날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이날 미국 민주당 소속 상·하원 의원 10명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금리 동결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현재로선 25bp(0.25% 포인트, 1bp=0.01%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를 올리면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 이후 10번 연속 오르막길을 걷게 된다.

관심사는 하반기 금리 인상 여부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반기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신세돈 교수는 "관건은 하반기에도 금리를 올리느냐인데 미국 내에서도 이번에 금리를 0.25% 올리고 동결하자는 사람이 60% 정도 된다"면서도 "한 번 더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연준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한국은행이 즉시 맞대응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악화가 여전한 데다 연체율 역시 오름세를 보여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정환 교수는 "경기가 너무 좋지 않고 연체율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 지금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곧 목표 물가 수준이 2%대로 진입하기 때문에 외환시장 때문에 금리를 인상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이 국내 채권시장에 불러올 여파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통상 채권 가격은 금리가 높을수록 떨어져 이자 수익을 노린 수요가 증가한다. 금리가 높아 가격이 낮을 때 샀다가 금리가 하락하면 이자 차익을 노리는 식이다. 국내 채권시장에선 한국은행이 지난달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약 2주가 흐른 뒤 SK이노베이션, 포스코퓨처엠 등이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옅어지자 만기가 긴 장기물 위주로 수요가 몰린 것이다.

신세돈 교수는 일반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뿐 아니라 국채 역시 고금리 상황에서 거래되기 좋은 채권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예측하기 어려운 주식과 달리 채권은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한다"며 "기준금리가 오르면 국채 가격은 떨어질지 몰라도 매달 나오는 고정 수익이 커져 채권으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짚었다.

이정환 교수는 지난해 불거졌던 레고랜드 사태급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기준금리 변동으로 인한 채권시장 지각변동은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는 채권시장 특성상 신용 스프레드 수준 자체가 낮고 비교적 안정된 상황이라 채권 금리가 (연준 금리 인상이나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작년 말에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 유동성이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채권시장 유동성이 견고해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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