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알리가 CJ대한통운과의 택배 계약 만료를 앞두고 국내 택배업체 10여곳을 대상으로 경쟁 입찰에 나서지만 이번 입찰에서 알리가 현실적으로 CJ대한통운과 결별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사진=CJ대한통운)
오는 5월 알리가 CJ대한통운과의 택배 계약 만료를 앞두고 국내 택배업체 10여곳을 대상으로 경쟁 입찰에 나서지만 이번 입찰에서 알리가 현실적으로 CJ대한통운과 결별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사진=CJ대한통운)

오는 5월 알리가 CJ대한통운과의 택배 계약 만료를 앞두고 국내 택배업체 10여곳을 대상으로 경쟁 입찰에 나선다. 이에 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국내 택배사들이 쏟아지는 알리 물량을 따내기 위한 경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 나오지만 사실상 이번 입찰에서 알리가 현실적으로 CJ대한통운과 결별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 CJ대한통운과의 결별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최근 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 등에 기업에 입찰 서류를 발송했다. 알리가 현재 CJ대한통운과 유지하고 있는 통관 및 택배계약은 각각 5월 말, 6월 말에 만료된다. 알리는 이번 입찰 과정에서 알리는 라스트마일과 통관 서비스를 별도로 심사하고 적시성(배송 기간), 품질, 서비스 등 지표를 토대로 최종 업체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알리의 국내 택배계약은 CJ대한통운이 약 80%를 담당하고, 나머지 20%를 한진과 우체국 등이 소화하고 있다.

알리는 택배 업계의 '큰손'이다. 지난해 CJ대한통운에 맡긴 물동량은 1분기 346만개 → 2분기 531만개 → 3분기 904만개 → 4분기 1200만개(추정치)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올해는 전체 물동량이 5000만개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알리는 올해부터 신선식품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고, 하반기부턴 역직구 사업에도 뛰어들 예정이라 물동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알리가 겉으론 경쟁 입찰 형태로 새 택배 업체과 계약을 맺을 것처럼 보이지만 이번에도 또다시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알리의 상품이 대부분 '해외 직구' 형태로 국내에 반입되는 특성 때문이다. 해외 직구 상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중국 내 운송 → 중국 통관 → 항공·선박 운송 →  한국 통관 → 한국 내 운송' 등 5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때 다른 업체가 CJ대한통운이 제공하는 '국내 수입 통관 → 라스트마일' 통합 서비스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알리의 해외 직구 상품은 대부분 '항공 운송'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들어온다. 배송 기간을 줄이면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알리에겐 선박 운송은 배송 기간이 오래걸린다는 단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알리의 상품은 인천공항에서 관세청의 통관 절차를 거친 뒤 택배사에게 인계되는데, CJ대한통운은 인천공항 국제특송장(ICC)에 통관시설을 갖추고 월 220만개의 물량의 통관과 라스트마일을 한 번에 처리하고 있다.

별도의 수입통관 업무를 담당할 업체가 뽑히더라도, 해당 업체는 CJ대한통운이나 한진 등 물류센터에 통관시설을 갖춘 곳에 위탁 통관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 통관과 라스트마일 업무가 서로 다른 곳에서 진행될 경우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거나 배송 기간이 늘어나는 등 효율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한진이 글로벌물류센터(GDC)에 통관시설을 갖추고 월 110만개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지만, 테무와의 계약을 통해 쏟아지는 물동량을 처리하기도 버거운 상태다.

특히 알리가 CJ대한통운과 결별하고 계약 대상을 변경할 시 구축해야할 물류설비와 시스템 안정화에 최소 3~4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알리는 CJ대한통운와 다시 손을 잡는 게 최선의 선택지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의 물동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면서 "알리의 경우 지난해동안 물동량이 꾸준히 증가해왔고 앞으로도 2~3년은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전 계약에 비해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택배 사업이 워낙 '박리다매' 형태로 진행되다보니, CJ대한통운에게는 아주 최소한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조건이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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