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는 이제 대세다. 요즘 잘 나간다는 IT 기업 중 SaaS 솔루션 개발, 혹은 도입조차 하지 않은 곳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SaaS 적용 분야와 사용 저변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SaaS는 쉽게 말해 네트워크를 통한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의미한다. 기존에 단품·설치형으로 판매되던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에 설치해 두고, 고객은 이를 온라인으로 대여해 쓰는 방식이다. 컴퓨터에 워드프로세서를 설치하지 않아도 인터넷만 있으면 워드 작성이 가능한 구글독스(Google docs)도 SaaS의 좋은 예다.

▲  모든 기기, 소프트웨어가 클라우드로 연결되는 'SaaS' / 이미지=pixabay
▲ 모든 기기, 소프트웨어가 클라우드로 연결되는 'SaaS' / 이미지=pixabay

SaaS가 각광받는 이유는 기업과 고객 모두에게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구독형 비즈니스인 SaaS 고객을 확보할수록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입원이 마련되며, 고객 역시 제품 구입·설치에 필요했던 목돈 절감 및 운용과 유지보수에 필요한 인건비도 최소화할 수 있다.

성장세도 높은 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세계 SaaS 시장은 10년 전 130억달러에서 올해는 10배 이상인 1570억달러(한화 178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또 3년 후면 2000억 달러(약 225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분야를 막론한 SaaS의 보편화는 이미 예견된 미래다.

분산된 업무, 조직관리를 위한 SaaS 기반 HCM 대두

특히 올해는 비대면 업무 확산에 따른 SaaS 기반의 인사관리체계(Human Capital Management, HCM) 도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확산 초기, 많은 기업이 비대면 조직관리 측면에서 관리자의 개별 감독 및 감각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당연히 일관적이지 않고 비효율적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기업도 주먹구구식 관리를 넘어 데이터 기반의 보다 체계적인 인사관리 시스템 도입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 배경이다.

▲  원격근무 확산으로 점점 비어가는 회의실 / 이미지=pixabay
▲ 원격근무 확산으로 점점 비어가는 회의실 / 이미지=pixabay

HCM은 HR에 포함된 채용과 직무 관리 이상의 ‘직원 보상’, 나아가 조직원 간의 세밀한 소통 등을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전사적 인적자원 관리 프로세스다.

인력 운영 계획부터 성과관리, 인재개발, 보상, 복지, 퇴직에 이르는 모든 HR 업무가 하나로 통합되며, SaaS형 HCM에서는 재무, 공급망, 영업, 마케팅 등 주요 업무들과의 연결성을 제공함으로써 기업 생산성 제고에 기여한다. 현재 국내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기업으론 LG CNS, 오라클, 워크데이, 서비스나우, 코너스톤 등이 꼽힌다.

인사, 재무, 소통 전반을 아우르는 HCM의 진화

LG CNS는 2020년 클라우드 기반 HR 솔루션 ‘넥스트 HR’을 출시해 인사행정, 근태, 급여, 연말정산 등의 업무를 SaaS 기반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워크데이는 넷플릭스, GE, 페덱스 등 전세계 3200개 고객사를 보유한 업계 강자다.

서비스나우 역시 인사, 재무 등의 영역에서 반복되는 워크플로우 절차를 간소화하고 부서별 연계 시스템을 강화한 ‘나우(Now)’ 플랫폼을, 지난해 한국에 진출한 코너스톤은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사로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  출처=코너스톤
▲ 출처=코너스톤

특히 최근 HCM 고도화에 부쩍 힘을 쏟는 기업은 오라클이다. 약 2년 전부터 클라우드 중심으로 회사 방향성을 선회한 뒤 기업용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외에도 기업관리 서비스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라클이 최근 ‘AI at Work’ 행사에서도 강조한 HCM 차별화 전략은 기술 중심의 소통 강화, 직원 교육에 있다. 80%의 교육 과정을 기존의 오프라인 교육 방식에서 링크드인, 유튜브 등 외부 교육과 통합하는 소셜 러닝 전환 기법을 선보였으며, 성과관리는 사후평가 중심에서 상시 피드백 관리, 체크인, 코칭 기능 강화로 전환했다.

또 채용 프로세스에 AI 프로필 분석을 적용해 고용 시간을 44% 줄이고 채용 성공률을 11% 향상했으며, SaaS 기반의 일관된 소통 채널 제공, 직원 대 직원이 아닌 AI를 활용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현장 관리자와 직원 등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  출처=오라클
▲ 출처=오라클

실제 HCM에 AI를 도입했을 때 직원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 워크플레이스 인텔리전스가 공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노동자 중 64%는 AI가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55%가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 밖에도 클라우드 기반 HCM 플랫폼은 기존 온프레미스 HCM 시스템 대비 관리 비용과 규제 준수 비용이 대폭 절감된다는 점, 원격근무와 긱 이코노미(Gig economy, 단기계약) 확산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업무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전사적 관리 프로세스를 SaaS 기반으로 전환하는 ‘클라우드 올인’ 기업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코로나19가 전세계 기업에 던진 화두도 디지털화의 가속이다.

코로나19의 급작스러운 대유행은 사무실 중심의 업무처리, 아날로그 인사관리에 의존하던 기업들에 묵직한 ‘한방’을 먹였다. 따라서 ‘위드(With) 코로나’,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를 맞아 물적·인적 자원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해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은 분야를 막론하고 추구되는 기업의 기본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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