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의 영향으로 분기별 1000억원대 매출 기조를 이어갔다. 펄어비스 매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검은사막 IP 매출이 900억원대로 줄면서 이브 관련 타이틀을 비롯한 신규 라인업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은사막만으론 안 된다?

12일 펄어비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183억원, 영업이익 405억원, 당기순이익 2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와 11.2%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43.6% 줄었다.

▲  펄어비스 분기별 실적. (사진=검은사막 홈페이지, 펄어비스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 펄어비스 분기별 실적. (사진=검은사막 홈페이지, 펄어비스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지난해 3분기 펄어비스의 매출은 1340억원을 기록한 후 다음 분기에 1222억원으로 주춤했다. 올 들어 1분기 1332억원의 매출을 거둬 상승세로 돌아선 후 2분기에 1317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3분기 1183억원으로 떨어졌다.

펄어비스의 주 수익원인 검은사막 IP에 대한 매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검은사막 IP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078억원까지 떨어진 후 올 1분기와 2분기 각각 1186억원과 1115억원으로 1000억원대 매출을 이어갔다. 그러나 3분기 들어 962억원으로 규모가 축소된 상황이다.

영업이익도 매출 흐름과 유사한 등락폭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285억원까지 줄었던 영업이익은 반등하며 올 2분기 506억원으로 올라섰지만 3분기 들어 405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34.0%를 기록하며 지난 분기에 이어 30%대를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검은사막 IP의 수익 한계와 맞물려 차기 라인업 확보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PC용 버전을 출시한 후 모바일, 콘솔로 플랫폼을 확대한 데 이어 서비스 지역을 꾸준히 늘렸지만 성장 동력을 위해 차기 라인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사진=펄어비스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 (사진=펄어비스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IP 매출 감소에 대해 코로나19로 매출이 급증했던 1·2분기의 역기저효과라고 분석했다.

이날 펄어비스가 제시한 비즈니스 하이라이트 항목에 따르면 올 3분기 검은사막 온라인은 전 세계 유저 지표가 개선돼 전년 대비 판매액이 11.0% 증가했다. 일본에서는 온라인 게임 인기 1위로 올라섰다고 펄어비스는 설명했다. 검은사막 콘솔 분야는 비수기임에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고 모바일의 경우 '하사신'과 '대양' 같은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로 유저 지표가 반등했다. 이를 통해 복귀·신규 이용자가 글로벌 평균 200%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조석우 펄어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관련 영향없이 순수 검은사막 IP 매출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며 "북미와 유럽의 경우 각각 122.0%와 36.0%의 매출 성장을 이룬 한편 일본에서는 직접 서비스 효과를 통해 전 분기 대비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펄어비스는 올 4분기에 있을 대외적 영향으로 검은사막 IP가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겨울방학 및 실내 활동이 높아지는 4분기가 성수기로 인식되는 만큼 개선된 유저 지표 및 신규 유입률을 분석해 볼 때 성장 곡선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검은사막 콘솔도 기존 기기와 호환되는 차세대 기기를 통해 콘솔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만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맞춰 펄어비스는 지난 6일 첫 리테일 패키지를 출시해 유저 기반 확대에 나섰다.

라이브 운영에 신작 더한다

펄어비스는 올 4분기 검은사막, 섀도우 아레나, 이브 IP 등 기존 라이브 게임 운영과 함께 신규 타이틀 '붉은사막'을 공개할 계획이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의 신규 타이틀로 MMORPG 장르의 멀티플랫폼 형태로 개발 중이다.

▲  펄어비스 4분기 계획 및 파이프라인. (사진=펄어비스 3분기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 펄어비스 4분기 계획 및 파이프라인. (사진=펄어비스 3분기 컨퍼런스 콜 자료 갈무리.)

4분기 검은사막 IP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와 업데이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글로벌 유저 간담회인 온라인 기반의 '칼페온 연회'를 여는 한편 검은사막 콘솔에서는 차세대 기기와의 호환 및 크로스 플레이를 제공할 예정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겨울 대규모 동시 업데이트 등을 통해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

붉은사막은 다음달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만 출시 예상 시점이 내년 12월인 만큼 오는 4분기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다만 기획 단계부터 콘솔 플랫폼을 겨냥해 높은 퀄리티와 완성도를 지향하는 만큼 펄어비스 내부에서는 검은사막에 버금가는 성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컨퍼런스 콜에서 "붉은사막은 다음달 공개할 예정"이라며 "검은사막과 1대1 비교를 하긴 어렵겠지만 붉은사막의 성공은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신작과 관련해 약 200여명의 개발 인력이 투입됐는데 그중 절반이 붉은사막에 합류했다"며 "예정대로 출시하기 위해 꾸준히 개발에 전념하고 있으며 내년 4분기 출시 예정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  붉은사막 스크린샷. (사진=붉은사막 홈페이지 갈무리)
▲ 붉은사막 스크린샷. (사진=붉은사막 홈페이지 갈무리)

북미·유럽 지역에서 서비스 중인 검은사막 PC 버전 퍼블리싱 계약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검은사막 북미·유럽 퍼블리싱은 카카오게임즈가 맡고 있는데 내년 3월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펄어비스가 지난 2018년부터 러시아, 한국, 일본 지역의 검은사막 PC 퍼블리싱을 자체 서비스로 전환해 온 만큼 북미·유럽 지역도 가져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자체 서비스로 전환할 경우 펄어비스의 재무 성과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펄어비스는 계약 사항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자체 서비스 전환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허진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계약 종료 시점이 알려진 후 자체 서비스 전환에 대해 질문을 받고 있는데 계약 사항이 있어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북미·유럽은 PC·콘솔 플랫폼에서 높은 매출을 얻고 있어 주시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작들이 콘솔을 주요 플랫폼으로 타겟팅 하는 만큼 서구권 퍼블리싱 경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라며 "당사와 유저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을 고려해 직접 서비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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