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영업이익 685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7년 3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대치다. 특히 POLED(플라스틱OLED) 비중을 크게 끌어올렸다. 중소형 디스플레이에 약점을 갖고 있다는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는 분위기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4612억원, 영업이익 6855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2020년 연간 기준으론 매출 24조2301억원, 영업손실은 291억원이었다.

연간 흑자 전환은 실패했다. 다만 하반기 반등이 두드러졌다. 영업이익에 유무형자산상각비를 더한 EBITDA가 1조7743억원이었으며 EBITDA이익률(EBITDA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23.78%로 15분기 내 최고 수준이었다. 증권가에서 4분기 실적을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하는 이유다.

전분기대비 출하 면적은 5%, 면적당 판가는 12%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홈코노미 추세가 빠라지면서 TV, IT 제품 수요 강세와 대형 OLED 및 POLED의 출하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고 LG디스플레이 측은 설명했다.

이번 실적 반등에선 특히 POLED가 돋보인다. 전체 매출에서 IT패널(37%) 다음으로 모바일패널과 기타패널(34%)이 높았는데, IT패널은 부가가치가 낮은 LCD패널을 쓰는 반면 모바일패널은 전체적으로 POLED가 들어간다.

POLED는 패널 봉지(Encapsulation) 단계에서 소재를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쓴다. OLED보다 얇고 탄성을 가졌지만 공정 자체가 복잡하고 어려우며 가격도 더 비싸다. 스마트폰과 랩탑, 폴더블 노트북 등에 들어가며, 특히 애플 아이폰12 시리즈에 패널을 납품하면서 판매에 ‘날개’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저희에 대해 과연 경쟁사와 대응을 하면서 POLED의 안정적 품질이나 수율, 비용에서 경쟁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있던 게 사실이였다”라면서 “지난해 하반기 들어 캐파를 무리없이 풀가동하면서 자신감과 고객 신뢰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올해 OLED 패널 연간 생산량을 기존과 동일하게 700만~800만 장으로 전망했다. 파주 팹(8만 장)와 광저우 팹(6만 장) 두 곳에서 원판 기준 14만 장을 생산해 충분히 커버할 수 있으며, 수요가 더 초과될 경우 광저우 팹을 9만 장 체제까지 유지할 수 있다고 LG디스플레이 측은 설명했다.

컨퍼런스콜에서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주력으로 떠오른 미니LED TV에 대해선 디스플레이 기술 진화 관점에서 백라이트를 쓰는 LCD의 아종이라는 측면에서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올해 폐쇄하기로 했던 LCD 생산 라인은 시장이 LCD패널에 우호적으로 바뀜에 따라 향후 탄력적으로 가동을 조절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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