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SKC, 절묘했던 넥실리스 인수...동박 없어서 못 판다

발행일 2021-02-13 06:25:00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SKC가 영위하는 사업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사업은 바로 모빌리티 소재 사업입니다. 지난해 초 KCFT(현 SK넥실리스)를 인수하며 시작한 모빌리티 소재 사업은 분기마다 연속해서 개선된 실적을 내놓고 있죠. SK넥실리스 인수에 들인 금액이 1조19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 대비 성과를 평가하기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미래 사업전망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투자로 여겨집니다.

SK넥실리스 인수는 SKC가 추진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일환으로 이뤄졌습니다. SKC는 2010년대 중반부터 활발하게 M&A 시장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사업구조 바꾸기에 주력했는데요. 현대백화점 그룹에 매각한 현대바이오랜드(옛 SK바이오랜드)를 2014년에 인수하며 화장품 및 의약품 원료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으며, 미쓰이케미칼과 손잡고 MCNS(미쓰이케미칼앤드에스케이씨폴리우레탄)라는 폴리우레탄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기도 했죠.

사업구조 개편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현재 SKC의 주력 사업은 모빌리티 소재, 화학, 인더스트리 소재, 반도체 소재 등 4개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SK넥실리스 인수가 BM(비즈니스모델) 혁신 작업에 방점을 찍었다고 해도 무방한 셈이네요.

(출처=SKC IR자료.)


SK넥실리스는 SKC에 합류한 직후부터 좋은 실적을 내며 주력 사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분기별 실적을 살펴보면 1분기 713억원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한 이후 매 분기 매출이 증가하며 4분기에는 120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도 함께 증가했고요. 1분기 67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4분기 179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연간 기준으로는 529억원의 이익입니다. 화학사업(882억원), 인더스트리 소재사업(631억원)에 이은 세 번째 순위지만, 1년새 규모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고요. SKC에서도 모빌리티 소재 사업을 IR자료 가장 앞단에 위치시키는 등 중요성을 대내외적으로 강조하고 있죠.

업계에서는 SK넥실리스 인수 타이밍이 좋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SK넥실리스의 동박사업은 미래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로 이미 높은 사업전망성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주목도가 더욱 높아지기도 했죠. 그만큼 SKC의 주요 의사결정이 충분한 검토 위에서 적시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조단위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서죠.

SK넥실리스는 이미 모든 공장을 가동하는 풀케파(Full Capa)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 정읍 4공장 준공을 마치고 생산능력을 3만4000톤으로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풀케파 체제가 이어지고 있고요.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정읍 5‧6공장의 준공 시기를 앞당긴다는 계획을 갖고 있을 정도입니다. SK넥실리스는 지난해 3월 2021년 3분기를 목표로 5공장 증설 계획을 밝힌 뒤 6월에는 추가적으로 6공장 준공에 12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알린 바 있습니다.

SKC가 지난 9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20 사업연도 실적발표를 생중계하고 있다.(캡처=SKC 유튜브 채널.)


김영태 SK넥실리스 대표는 지난 9일 유튜브에서 진행된 2020 사업연도 실적발표에서 “지난해부터 풀케파 생산 및 판매로 대응하고 있으나 고객사 가동 상황 보면 5‧6공장 증설 양산 가동 시기를 당겨야 할 필요가 파악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증설 일정을 당초보다 1개월 반 정도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장 증설 일정을 앞당기는 것은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중요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시장 수요가 급증하고 생산물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장 점유율 하락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죠.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이를 감안해 국내 공장 증설을 해외공장보다 먼저 결정해서 대응했다”며 “단기적인 점유율 하락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업 M&A(인수합병)는 한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큰 이벤트입니다. 무리한  M&A로 망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적절한 M&A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경우도 있죠. SKC의 SK넥실리스 인수는 후자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평가하긴 아직 이르지만요.

또 하나, 기업 전략 의사결정자들에게 M&A의 방향성에 대한 팁(Tip)도 줍니다. BM 혁신을 위한 전략을 세울 때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M&A에 나서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입니다. 다만 조심해야 겠죠. 트렌드가 언제 바뀔 지 모르고 기업의 운명이 언제 한 순간에도 뒤바뀔 지 모르는 곳이 바로 정글같은 기업의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뉴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요일별 Edition

뉴스레터
  • 최신 IT 소식을 가장 빠르게 받아보세요. (광고성 정보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