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칼텍스와 한국가스공사의 액화수소사업 밸류체인.(출처=GS칼텍스.)
▲ GS칼텍스와 한국가스공사의 액화수소사업 밸류체인.(출처=GS칼텍스.)

세계 각국의 2050년 탄소중립 계획 발표와 함께 ‘수소’가 친환경 에너지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도 수소 인프라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국내 10대 기업 중에서는 수소차를 앞세운 현대차를 비롯해 SK, 한화, 포스코, 효성 등이 경쟁적으로 수소 시장에 진출했다.

수소에너지 전환은 정유‧석유화학 업체인 GS칼텍스에게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 에너지 소비 대부분을 충당해온 화석연료 의존도를 대폭 낮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은 개발, 생산, 소비 등 전 밸류체인에 걸쳐 탄소가 배출되는 업종으로 철강업 다음으로 탄소배출량이 많다.

액화수소 사업 진출

GS칼텍스는 28일 한국가스공사와 손잡고 액화수소 생산 및 공급 사업에 나서며 수소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 △수소 추출설비 구축 △CCU(Carbon Capture & Utilization, 탄소 포집‧활용) 기술 실증 및 상용화 등 액화수소사업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번 업무협약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액화수소 플랜트 사업 진출이다.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의 LNG 인수기지 내 유휴부지에 오는 2024년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플랜트 규모는 연산 1만톤으로 수소 승용차 8만대가 1년간 사용 가능한 양이다.

수소 액화플랜트는 말 그대로 기체 수소를 액체 상태로 전환시키는 설비다. GS칼텍스는 수소 액화플랜트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기존 LNG 인수기지의 기화 공정에서 버려지는 냉열로 대신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플랜트들은 전기‧스팀 등의 에너지를 활용해왔다.

액화수소의 장점은 뚜렷하다. 수소를 액체 상태로 만들어 보관할 경우 저장량을 기체보다 대폭 늘릴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운송과 보관 또한 용이해진다. 특히 수소차용으로 사용될 경우 충전도 빨라지며 연료 용량 확대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GS칼텍스의 주유소‧충전소 사업 노하우와 한국가스공사의 LNG 사업 노하우를 결합해 수소사업에서 창출할 것”이라며 “향후 양사가 가진 역량을 결집하여 수소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얼마나 큰 파이 차지할까

GS칼텍스는 앞서 수소충전소를 개소하며 수소연료 보급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현대차와 공동으로 구축한 수소충전소를 서울 강동구 소재 주유소‧LPG 충전소 부지에 준공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 GS칼텍스가 처음 선보인 융복합 에너지스테이션.(사진=GS칼텍스.)
▲ GS칼텍스가 처음 선보인 융복합 에너지스테이션.(사진=GS칼텍스.)

GS칼텍스의 이번 수소 액화플랜트 사업은 그동안 수소 공급에서 생산까지 밸류체인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다만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연산 1만톤의 생산량으로는 시장 공략에 충분해 보이지는 않는다. 정부는 2022년 연간 47만톤, 2030년 194만톤의 수소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에 비하면 GS칼텍스의 액화수소 생산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은 아니다.

게다가 이미 액화수소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힌 경쟁업체와 비교해서도 생산량이 적다. 올 초 대대적인 투자를 앞세워 수소사업에 진출한 SK그룹은 2023년부터 연간 3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설비를 건설해 수도권 지역에 공급한다고 했다. 또 계열사 SK E&S를 통해서는 2025년부터 천연가스를 활용해 연간 25만톤 규모의 수소를 추가 생산한다고도 했다.

효성과 비교해서도 생산량이 소폭 적다. 효성은 올 초 글로벌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손잡고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를 울산에 짓는다고 밝힌 바 있다. 2023년 초까지 울산 용연공장 부지에 연산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는 연간 10만대 수소차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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