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의 LNG 운반선.(사진=한국조선해양)
▲ 현대중공업의 LNG 운반선.(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조선·해운 시장의 '수소 경제'를 앞당기기 위해 뭉쳤다. 양사는 항행 중 부딪힐 수 있는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소를 운반할 수 있도록 수소 탱크 개발에 공동으로 나선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6일 포스코와 하이리움산업,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와 함께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 및 연료공급시스템 개발 △액화수소 저장 및 운송을 위한 스테인리스 강재 개발 △액화수소 연료탱크 제작 △액화수소 추진선박 상용화 지원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까지 소형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를 시범 제작하고, 다양한 테스트 과정을 거친 후 초대형 선박까지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 (사진=한국조선해양)
▲ (사진=한국조선해양)

기체 상태인 수소를 액화하고 압축하려면 기술적인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 기체상태인 수소를 액화하려면 영하 253도의 극저온 상태로 액화해야 한다. 대량으로 운송하려면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여야 한다.

기체수소를 영하 253도로 냉각하면 액화수소의 밀도가 기체수소와 비교해 780배 높아진다. 700 bar로 압축한 수소와 비교하면 1.75배 높다. 액화수소의 저장 압력은 통상 3 bar 미만으로 고압으로 압축한 가스보다 안전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액화수소가 압축 수소와 비교해 10배 이상의 운송 효율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액화수소의 경우 온도 변화에 따라 쉽게 기화되고, 하루에 2~3%의 수소가 기화되는 게 단점이다. 이 때문에 수소를 안정적으로 보존할 극저온 기술이 필요하다.

선박의 경우 극지 등 다양한 환경에서 항해해야 한다. 항행 중 다양한 온도 변화를 맞딱드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액화수소 탱크는 충분한 강도를 유지하고, 일정 온도가 유지돼야 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액화수소 탱크벽은 충분한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알루미늄 합금 등 열전도도가 여타 단열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큰 금속을 사용해야 한다.

한국조선해양은 LNG선 등 가스선을 개발하고 건조한 경험을 바탕으로 액화수소 탱크의 설계 및 선급 인증을 추진한다. 탱크 설계는 진공‧단열 성능을 높여 수소의 자연 기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중 구조로 수행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액화수소의 저장과 운송에 특화된 극저온용 스테인리스 강재를 개발한다. 하이리움산업은 수소액화기 및 육상 액화수소 탱크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선박용 탱크 제작을 맡는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액화수소 탱크의 안전성 연구 및 연료 공급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그룹의 협업은 2030년 열릴 '수소 경제'를 겨냥한 것이다. 업계는 2030년부터 전 세계의 수소 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에너지원인 액화수소의 해상 운송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맥킨지는 지난 7월 발간한 '수소 인사이트' 보고서를 통해 2030년 전 세계의 수소 사업에 대한 투자가 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때문에 양사는 약 10년 후를 대비해 해상에서 수소를 운송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협력한 것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수소선박 기술력은 향후 다가올 탄소중립 시대 현대중공업그룹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친환경 선박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리딩 기업으로서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양사는 스테인리스 강재 공급부터 액화수소 탱크 및 연료공급기술 개발까지 가능한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며 "포스코가 조선산업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 밸류체인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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