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론이 예상한 메모리 시장 전망. (자료=마이크론 IR북)
▲ 마이크론이 예상한 메모리 시장 전망. (자료=마이크론 IR북)

D램, 낸드 등 반도체 메모리 업체 미국 마이크론이 매출 확대에도 재고자산을 줄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출이 늘었음에도 재고자산을 줄이기 시작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9~11월 메모리 시장 둔화를 우려한 재무 전략 혹은 공급망 부품 부족으로 인한 재고자산 감축이라는 평가다. 

마이크론은 28일(현지시간) 미국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82억7400만달러(약 9조81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5% 증가했다. 그러면서도 매출 원가는 43억6200만달러(약 5조1733억원)을 기록, 직전 분기(42억9600만달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 (자료=마이크론 실적 배포자료)
▲ (자료=마이크론 실적 배포자료)

호실적과 함께 눈에 띄는 부분은 재고자산 항목이다. 4분기 재고자산은 44억8700만달러(약 5조322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 감소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제시된다. 첫째는 의도적으로 재고자산을 줄였다는 해석이다. 보통 기업은 업황에 맞춰 재고자산을 관리한다. 재고자산 감축은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을 때 펼쳐지는 재무 전략 중 하나다.

마이크론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보면 직전 분기 마이너스(-) 4350만달러(약 515억7795만원)였던 재고자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분기 플러스(+) 8660만달러(약 1026억6430만원)로 전환됐다. 재고자산을 쌓기보다 처리하는데 주력했다는 의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크론이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들어온 현금과 나가는 현금을 뺀 차익을 뜻한다. 재고자산 매매 역시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집계된다.

실제로 마이크론은 같은 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상황을 어둡게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미국 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이 시장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장기간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애널리스트의 질문에는 “완만한 수요 하락에 직면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다른 가능성은 공급망의 부품 부족이 재고자산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마이크론은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에서 IC(Integrated Chip) 부족이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부족으로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원할하지 않아 재고자산이 줄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 사업부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론이 9~11월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만큼 4분기 하락이 예상된다. 증권가는 마이크론 매출 전망치 조정 이슈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양사는 오후 1시 기준 전일 대비 -3.01%(2300원),  -3.48%(3600원) 하락한 주가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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