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카카오)
▲ (사진=카카오)

“카카오 크루(직원)들은 앞으로 종이명함 대신 ‘톡명함’을 쓸 겁니다.” 카카오가 ‘디지털 신분증’의 용례를 확대한다. 직원들의 종이명함을 ‘톡명함’으로 대체하는 한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입장할 때도 디지털 신분증을 제시하도록 하는 방법을 구상 중이다.

카카오 신분증, 어디까지 쓸 수 있나
16일 김택수 카카오 최고서비스부문책임자(CPO)는 카카오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2021’(if kakao 2021)에서 “(신분증) 이용자가 2500만명을 넘어섰다. 1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의 절반 이상이고, 경제활동인구 90%에 이르는 성과”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는 작년 12월 카톡에 자격증·인증서·신분증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카카오톡 지갑’을 선보였다. 

이날 김 CPO는 “카카오 직원들은 톡 지갑에 디지털 사원증을 넣어두고 있다”며 “사무실 출입문을 열고 카카오 프렌즈샵에서 임직원 할인혜택을 받는 데도 쓴다. 카카오TV를 통해 온라인 타운홀 미팅을 진행할 때도 디지털 사원증으로 입장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 군인, 소방공무원 등에게 디지털 콘텐츠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거나 플라스틱 사원증 대신 사용할 수 있고 미성년 자녀가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할 때 보호자가 대신 결제해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또 메일·문서 등을 특정인만 열도록 하는 데도 (신분증이)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진=카카오)
▲ (사진=카카오)

카카오는 ‘톡명함’ 확대도 준비 중이다. 톡명함은 카카오톡 신분증을 가진 이용자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디지털 명함이다.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바로 명함을 주고받을 수 있고 공유도 쉽다. 건넨 명함을 회수하거나 폐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김 CPO는 “카카오 임직원은 디지털 사원증을 톡명함과 연계해 카카오 임직원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디지털 명함을 원하는 다른 업체들에게도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채팅의 변화에 대해서도 예고했다. 2015년 도입된 카카오톡 오픈채팅은 비(非)지인 기반 익명채팅으로, 취미·주식·부동산 등 공통 관심사 기반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다. 그러나 별다른 인증절차가 없어 미성년자가 오픈채팅을 통해 각종 범죄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카카오는 디지털 신분증·자격증을 이용해 오픈채팅방 입장 자격을 설정하는 기능을 구상 중이다. 김 CPO는 “특정단체의 멤버십 카드를 소유한 사람만 입장이 가능한 채팅방,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끼리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방도 제공하고 싶다”며 “신분증을 활용해서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오픈채팅방 친구들끼리 음성으로 수다를 떨 수 있는 ‘보이스룸’ 서비스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또, 상품 판매자 등이 운영하는 ‘카카오톡 채널’에서도 오픈채팅방을 개설할 수 있도록 만들어, 다양한 소통도 지원한다.

▲ (사진=카카오)
▲ (사진=카카오)

카카오가 디지털 신분증을 강화하는 배경으로는 ‘락인(Lock in·묶어두기)’ 효과가 꼽힌다. 디지털 신분증을 각종 서비스와 연계하면 이용자의 ‘고품질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주민센터를 방문하지 않고 웹사이트만 가서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전자문서 열람, 숙박 예약 인증, 오픈채팅 사용자 인증, 중고차 거래 시 신원 인증 등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는 현재 60만명 이상이 이용 중인 ‘톡서랍 플러스’에 새롭게 추가된 ‘패스워드 저장’ 기능도 공개했다. 김 CPO는 “톡서랍에 아이디·비밀번호를 보관하는 기능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추후 톡서랍에 일반채팅 이외에 오픈채팅도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사진·영상·파일 등 디지털 자산 보관에 용이하도록 휴대전화 저장공간을 늘리는 방법도 고안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