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선계약 후공급' 강제?…KT·CJ ENM·중소 PP 입장 어떻게 갈렸나

발행일 2021-11-29 18:15:14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29일 서울시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방송채널 대가산정 개선방안' 공개 토론회의 중계 장면. (사진=토론회 중계)


유료방송 시장의 해묵은 과제인 콘텐츠 '선계약 후공급' 방식을 놓고 플랫폼과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동으로 운영한 방송채널 대가산정 개선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29일 서울시 중구 은행회관에서 공개 토론회를 열고 그간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마련한 '방송채널 대가산정 개선방안'(이하 개선방안)을 공개했다. 개선방안에 담긴 채널 평가 개선책과 거래 절차 개선책 중 선계약 후공급 관련 내용이 가장 관심을 모았다.

기존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콘텐츠를 먼저 공급하고 이후에 계약을 맺는 '선공급 후계약' 방식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 IPTV와 케이블TV 등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은 한정적인 반면 콘텐츠를 제작하는 PP들은 많은 상황에서 생겨난 관행이다. PP간의 플랫폼 진입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먼저 콘텐츠부터 공급하고 계약은 추후에 맺는 방식이다.

PP들은 콘텐츠를 공급하고 계약을 맺기 전까지 플랫폼으로부터 과거 계약과 유사한 규모의 대가는 받는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얼마를 받을지 알 수 없어 투자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이에 특히 협상력을 갖춘 MPP들은 선계약 후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MPP에는 종합편성채널과 CJ ENM같은 보유한 콘텐츠가 많고 덩치가 큰 기업들이 주로 포함된다. 서장원 CJ ENM 전략지원본부실장은 "PP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서 콘텐츠를 선보일 때 먼저 계약을 하지 않는 사업자는 없는데 국내는 선공급 후계약이 관행화됐다"며 "제작비와 구매비 회수율이 현재처럼 3분의1밖에 되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PP이지만 MPP보다 덩치가 작은 중소 PP들은 계약시기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이다. 강력한 콘텐츠를 보유한 MPP에 비해 콘텐츠 파워가 약하다보니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를 먼저 공급하면 계약을 맺기 전까지는 플랫폼에서 퇴출당하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평가와 계약이 먼저 이뤄지면 콘텐츠 공급 기간이 짧아질 수 있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 중소 PP들이 선계약 후공급을 꺼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면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와 같은 IPTV나 케이블TV 등 플랫폼을 보유한 곳들은 선계약 후공급으로 인해 자신들의 협상력이 약해질 것을 우려한다. 김병진 KT 미디어플랫폼본부 담당은 "OTT라는 새로운 플랫폼 사업자가 등장하면서 유료방송 시장의 재원이 더욱 축소되고 있다"며 "PP들의 제작비 상승이 유료방송 사업자의 매출 증대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국가 콘텐츠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사업자가 얼마나 지원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통신·미디어 서비스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이날 토론회 결과를 토대로 채널계약과 평가 등에 관한 기본사항을 담은 가이드라인과 과기정통부 상생협의체에서 논의한 'PP평가 기준 및 절차 표준안'을 조만간 공동으로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추가로 과기정통부는 상생협의체에서 논의한 '채널 정기개편 개선방안'도 연내 발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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