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창대 더픽트 대표. (사진=블로터)
▲ 전창대 더픽트 대표. (사진=블로터)

 
“저희가 하고 있는 VR(가상현실)이나 메타버스 등의 분야가 디지털 격차를 심화하는 분야예요. 저희는 이러한 격차를 줄이려고 다른 회사들과 다른 방식으로 개발을 합니다.”

지난 3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만난 메타버스 스타트업 더픽트의 전창대 대표는 다른 회사들과의 차별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더픽트가 집중하는 건 ‘범용성’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웹’ 기반 가상세계를 만들어왔다.

전 대표는 원래 대학에 다니며 기자를 꿈꿨다. 그런데 2016년 여름 전역 후 처음 본 기술이 VR이었다. 그때 기존 미디어에 대한 개념이 완전 깨졌다고 한다. 현장을 프레임에 가두지 않고, 360도 VR로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에서 창업동아리를 만들어 강원도 관광상품과 춘천 원룸 현황 등을 VR로 소개하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러다 2017년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에 들어가 법인을 설립하고 팀을 꾸렸다.

대표적으로 제작한 가상세계가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P4G 서울정상회의, GTI 국제무역투자박람회 등이다. 성과가 좋았던 건 GTI 국제무역투자박람회다. 가상공간에 제품들을 전시하고 바로 구매할 수 있게 쇼핑몰도 연동했다. 접속자 수가 1천만 뷰 이상 발생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컨벤션이나 전시 등 MICE산업 관련 가상공간 제작을 많이 하게 됐다. 현재까지 30여개를 만들었다.

첫 시작이 콘텐츠 기반 팀이었기 때문에 콘텐츠 기획 및 제작 등에 강점을 갖고 있었는데, 덕분에 코로나19로 갑자기 온라인 전환 준비가 안 된 기업들에게 홍보 영상까지 만들어줄 수 있었다. 사실 가상세계가 있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 실감 콘텐츠가 중요하다. 이에 바이오코리아 가상박람회땐 공장 시설을, 농식품 관련 박람회선 딸기 농장을 각각 360도 VR로 다 찍어줬다.

전 대표는 “다만 젓갈이나 김치 등은 실제 맛을 봐야 해서 온라인 전시가 효과가 없다”면서 “개인적으론 해외를 대상으로 글로벌 사업을 하는 회사, 홍보 콘텐츠가 다양해 온라인 상에서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는 회사들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 더픽트가 만든 가상공간들. (사진=더픽트 홈페이지)
▲ 더픽트가 만든 가상공간들. (사진=더픽트 홈페이지)

더픽트가 고민했던 건 어떤 기술을 이용해 가상세계를 유통해야 할지였다. 전 대표는 “가상공간을 만들어 놓고 콘텐츠를 어떤 기술을 입혀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게임 형태도 되고 영상 콘텐츠도 되고, 웹 플랫폼 형태도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픽트가 선택한 건 웹 플랫폼이다. 범용성을 생각한 거다. 웹 기반으로 가상공간을 제작하면 URL만 공유하면 돼 앱을 다운 받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사양이 높지 않은 단말기에서도 대부분 구현된다. 구동이 빠르기도 하다. 개발 효율도 좋다. 앱은 운영체제 별로 다 따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구축비와 유지보수비가 많이 들지만, 웹은 하나만 만들어 놓으면 모든 운영체제에 대응이 된다. 향후 앱을 만들고 싶으면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게임엔진 등 저작도구를 활용하지 않고 소위 ‘날코딩’을 통하기 때문에 개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전 대표는 “전시회나 관광지 등에 가서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면서까지 가상세계에 들어가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VR, 메타버스 등 어떤 것도 범용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가장 좋은 서비스가 웹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앱을 공유했을 땐 상대방 스마트폰에 앱이 깔려있지 않으면 바로 열리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많이 잦아들면 온라인 사업들도 줄어들 거라 예상한다. 오프라인 보완재라 생각해서다. 하지만 전 대표는 “가상세계가 활성화하려면 조건 가운데 하나가 ‘가상화폐’다”면서 “그 안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가상화폐를 통해 생산적 활동이 가능하다면 메타버스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더픽트는 새로운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웹 기반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되 가상화폐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가상세계다. 긍정적인 사회적 효과도 고려하고 있다.

전 대표는 “그냥 게임이 되면 돈 쓰고 시간을 버리는 행위가 될 수 있는데, 기부로 이어지면 메타버스가 사회적 서비스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기부와 연결되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커피콩 등 개발도상국의 제품들을 판매하는 국내 기업이랑 MOU(양해각서)를 맺어 이용자들이 가상공간에서 키운 아이템을 실제로 집에 보내주는 것 등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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