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상을 축축하게 한 장마가 어느덧 끝났지만, 중국은 여전히 크고 작은 호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에선 곡물 가격이 폭등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소식은 중국 내 ‘인터넷 먹방’이 금지되면서 불거지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11일 연설에서 “중국의 음식 낭비에 비통한 심정”이라며 “낭비는 부끄러운 것이고 근검절약이 영예로운 것”이라 말했습니다.

이에 발맞춰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음식 낭비를 막는 법 제정에 착수했습니다. 인민일보는 외식 낭비를 막기 위해 더 강력한 조치가 사회 전반에 걸쳐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덩달아 중국 내 동영상 플랫폼들은 일제히 먹방 관련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계정을 폐쇄한 상태입니다. 검색창에 먹방이라 검색하면 ‘식량을 아끼자’는 문구가 나온다고도 합니다.

중국에서 음식 낭비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2018년 중국과학원이 4개 도시의 음식점들을 조사한 결과 손님 1인당 주문한 음식의 11.7%를 남겼다고 합니다. 이를 모두 모으면 약 1800만 톤이라는데, 이는 한국인 전체에 해당하는 5000만명의 인구가 먹을 수 있는 양이라 합니다. 14억 인구에 달하는 만큼 남기는 음식의 규모도 어마무시할 수밖에 없죠.

▲  사진=flickr.com/Gwydion M. Williams
▲ 사진=flickr.com/Gwydion M. Williams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음식 낭비를 막는 이유가 따로 있는 듯합니다. 코로나19와 홍수 등 각종 재해 때문에 중국 내 농작물 생산이 크게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데요. 실제로 코로나19가 펴질 당시 중국에선 교통망이 통제돼 농민들이 이동을 못 하거나 농작물을 제때 수확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부터는 오랜 기간 폭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쌀 생산지 양쯔강 유역이 벌써 네 차례나 범람했고, 이에 중국 최대 규모의 댐인 싼샤댐이 사상 최대 규모의 방류를 이어갔습니다. 가옥이 붕괴되고 5만여㎢의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재산피해만 수십조원 대에 달한다고 합니다.

<CNN>은 중국의 연간 쌀 생산량의 5%에 해당하는 1120만 톤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장마가 길어지면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하는데요. 국제연합(UN) 식량농업기구도 최근 들어 세계식량가격지수가 급격히 오르고 있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입니다. 부디 최근의 식량 대란 우려가 기우에 그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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