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 전략의 일환으로 인공지능(AI)·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등 B2B 사업을 강화한 KT의 선택이 서비스 부문 매출 15조원 돌파란 호실적으로 돌아왔다. KT는 2020년 연결기준 매출 23조 9167억원, 영업이익 1조1841억원, 순이익 7034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1%, 5.6% 증가했다. KT 별도기준으로는 매출 17조8792억원, 영업이익, 8782억원, 순이익 66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감소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7.4%, 55.3% 성장했다.

▲  KT 2020년 사업 실적(단위:십억원, 자료=KT)
▲ KT 2020년 사업 실적(단위:십억원, 자료=KT)

KT의 영업이익 성장은 AI와 DX 등 서비스 사업부문이 견인했다. 유선전화 매출을 제외한 사업의 고른 성장 속에 총 15조8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AI·DX 사업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하며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그중 데이터센터(IDC), 클라우드 사업은 전년에 이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2020년 11월 문을 연 국내 최대 용량의 용산 IDC도 3개월 만에 예약률 70%를 넘어섰다. 클라우드 사업은 공공·금융기관 중심으로 고객 기반이 확대되는 중이다. KT가 주도하는 '클라우드 원팀'에는 현재까지 약 20곳의 산·학·연 주요 관계사들이 참여해 클라우드 저변 확대에 힘을 모으고 있다.

또 AI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AI 콘택트센터(AICC, 인공지능 콜센터) 서비스는 대기업, 금융사, 교육기관 등 다양한 산업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착한페이 플랫폼을 활용한 블록체인 매출도 코로나19 이후 지역상권 강화 차원의 지자체 지역화폐 발행량이 증가하며 2019년 약 7배 성장했다.

IPTV 사업 역시 플랫폼 매출 증가로 영업이익 상승에 기여했다.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1조7232억원이다. KT 관계자는 "제휴 확대를 통한 서비스 경쟁력 강화로 가입자 순증세를 이어가 유료방송시장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5G 기반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물류, AI 로봇 등 B2B 시장 매출도 경쟁사의 2배 이상"이라며 "기업들의 DX 가속화에 따라 2021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력 사업인 무선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로밍 매출이 감소했으나 5G 가입자 순증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3% 증가한 6조9338억원을 기록했다.

KT에 따르면 2020년말 기준 KT의 5G 누적 가입자는 362만명이다. 이는 2019년 기록한 142만명 대비 163% 상승한 것으로 SK텔레콤, LG유플러스를 포함한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가입자 순증 기록이다. KT는 고객별 연령·콘텐츠·사용량 등을 고려한 고객 맞춤형 특화 요금제 강화 전략이 5G 가입자 순증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 후불 요금제 가입자 중 5G 가입자 비율은 KT가 25%로 23%의 SKT, 24%의 LG유플러스와 비교하면 근소한 차이로 1위를 기록 중이다.

무선과 달리 유선전화 매출은 전년 대비 7.3% 감소한 1조4655억원,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전년 수준인 2조원을 기록했다. KT에 따르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는 상용화 22년만에 국내에서 900만 가입자를 유치했으며 상반기 출시한 기가와이(GiGA Wi)는 가정 내 기가 와이파이 환경을 제공하며 신규 가입자의 약 25%를 유치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금융 자회사 BC카드의 매출은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여행객 감소와 소비 위축 영향으로 전년 대비 4.2% 하락한 3조3864억원이다. 부동산 전문 자회사 KT에스테이트도 분양 매출, 여행객 감소에 따른 호텔 매출 하락 등으로 매출이 전년보다 24.9% 감소했다.

▲  KT 주요 그룹사 매출 (자료=KT)
▲ KT 주요 그룹사 매출 (자료=KT)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사업은 미디어 부문이다. KT의 미디어 매출은 IPTV 및 스카이라이프, 콘텐츠 자회사를 합쳐 3조1939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대비 6.5% 증가한 수치이며 사상 첫 3조원대 매출이다. KT는 현대HCN 인수, 콘텐츠 전문법인 설립 등을 통해 올해 미디어 매출도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2020년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됨에 따라 KT는 주주환원을 강화했다. 2020년 5월 강화된 배당 정책에 따라 KT는 1주당 배당금을 전년보다 250원 늘어난 1350원으로 결정했으며,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 후 지급할 예정이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1년은 디지털 플랫폼 사업 중심으로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이룰 것"이라며 "그룹 역량을 결집해 기업가치 향상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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