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에어팟 프로 (사진=에플)
▲ 애플 에어팟 프로 (사진=에플)

에어팟(Airpods) 시리즈를 앞세워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 1위를 수성 중인 애플의 2021년 1분기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이상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데다가 중저가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가 제품군에 해당하는 에어팟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4일 발표한 2021년 1분기 전세계 무선이어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제품 총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성장한 6400만대를 기록했다. 연말 성수기인 4분기 대비 약 12% 감소했지만 비수기인 1분기에도 지난해 성수기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시장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1분기 시장 점유율 1위 애플은 2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기록한 37%보다 하락한 수치다. 2위 샤오미는 같은 기간 점유율 11%에서 9%로 하락하며 2위 자리를 지켰고 3위 삼성전자는 점유율 8%를 회복하며 3위를 기록했다.  

▲ 2021년 1분기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 브랜드별 점유율 (자료=카운터포인트 리서치)
▲ 2021년 1분기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 브랜드별 점유율 (자료=카운터포인트 리서치)

2, 3위 업체의 점유율에 큰 변화가 없음에도 애플의 점유율이 낮아진 이유로는 두 가지 이유가 꼽힌다. 우선 신제품의 부재다. 현재 애플의 최신 에어팟은 2019년 10월에 공개한 고급형 모델 '에어팟 프로'다. 일반형 모델 '에어팟 2세대'는 같은 해 3월 출시됐다. 일반형은 2년 이상, 고급형 모델은 1년 이상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은 셈이다. 신제품은 해당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특정 기간 끌어올리는 핵심 역할을 한다. 애플이 37%의 점유율을 기록한 2020년 1분기도 에어팟 프로가 공개된 직후다. 이후 4분기에 걸쳐 점유율이 내리 하락세다.

그러나 신제품 출시가 꼭 유의미한 점유율 상승과 연결되는 건 아니다. 삼성전자는 2019년 2월 '갤럭시 버즈' 출시 이후 매년 신제품을 공개했으며 올해 1월 '갤럭시 버즈 프로'를 출시했지만 6~7% 수준의 점유율을 8%로 끌어올렸을 뿐이다.

애플의 전체 시장 점유율이 낮아진 또 다른 이유로는 100달러(약 11만원) 미만의 중저가 제품 수요가 높아진 점이 꼽힌다. 애플 에어팟과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시리즈는 모두 10만원대 후반~20만원대의 고가형 무선이어폰으로 분류된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100달러 미만 무선이어폰의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분기 18%에서 올해 1분기 54% 규모로 확대됐다. 무선이어폰 시장이 성숙하면서 중소규모 사업자들이 대거 시장에 뛰어든 결과다.

이에 따라 애플이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려면 합리적인 가격대의 신제품 출시가 필요한 시기다. 에어팟 신제품에 대한 애플의 공식적인 예고는 아직 없지만 업계에선 오는 7일(현지시간) 열릴 미국 WWDC21 행사에서 에어팟 3세대가 공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루머에 따르면 에어팟 3세대는 '콩나물 줄기'로 불리는 몸체가 전작보다 짧아지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탑재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1분기 무선이어폰 시장은 중국이 전년 동기대비 93%의 성장률로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단일 시장 규모로는 북미 지역이 최대 시장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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