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T타워. (사진=SKT)
▲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T타워. (사진=SKT)

사업회사(SK텔레콤)와 투자전문회사(SKT신설투자, 가칭)로 인적분할을 결정한 SKT가 액면분할 카드까지 꺼내든 가운데 회사의 주가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KT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인적분할을 결의하며 액면분할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분할비율로 나누면서 주식수를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한 주당 가격을 낮춰 소액주주들도 주식을 매수하는데 부담을 덜어 투자자를 늘리면서 궁극적으로 주가를 올리는 것이 목적이다.

SKT는 5대1 액면분할을 추진한다. 현재 액면가 500원인 보통주 1주는 액면가 100원인 5주가 되는 방식이다. SKT는 액면분할로 소액주주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액면분할과 인적분할의 효과는 변경상장 및 재상장일인 11월 29일부터 유가증권시장에 반영된다.

앞서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액면분할을 단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액면분할을 한 이후 200만원을 훌쩍 넘었던 한주당 가격은 5만원의 국민주로 재탄생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4~5만원을 오가다 개인주주들이 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올해 8만원대까지 올라섰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액면분할을 단행한 이후 소액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는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특히 양사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10일 종가 기준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서 각각 3위와 5위를 유지했다.

액면분할로 당장의 소액주주들은 늘어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액면분할이 주식의 액면가를 줄여 거래를 늘리는 효과는 있지만 당장의 기업가치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먹거리를 지속 창출하며 기업가치를 늘리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SKT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앞서 자사주도 소각했다. SKT는 지난달 14일 자사주 869만주(발행주식 총수의 10.8% 규모)의 소각을 완료했다. 당시 기준 SKT의 발행주식 총수는 8075만주에서 7206만주로 줄었다. 자사주 소각이란 기업이 자사의 주식을 매입해 소각함으로써 전체 발행 주식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올림으로써 주주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SKT는 무선사업을 비롯해 대표 자회사 SK하이닉스와 미디어(SK브로드밴드)·보안(ADT캡스)·커머스(11번가·SK스토아)·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 등의 지분가치까지 더하면 회사의 가치는 50조원 이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SKT의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3조6357억원에 그쳤다.

박정호 SKT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재 자산과 비즈니스 모델(BM)의 구조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통신을 함께 하는 ICT 기업으로서 어려움이 많지만 잘 극복해 올해는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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