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자사의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9일 열린 2021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KT의 국내 IDC 시장 점유율은 약 40%로 추산된다"며 "최근 글로벌 사업자를 포함해 시장 내 경쟁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는 IDC 시장 전망이 그만큼 밝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또 "IDC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한 추가 투자를 지속 중이며 사업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는 최근 IDC를 주요 신성장 사업 중 하나로 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1999년 서울 혜화에 첫 IDC를 오픈한 이후 현재 국내에 총 14개의 IDC를 운영 중이며 이 중 2개(용산, 남구로)는 지난 1년 사이 문을 연 곳이다.

▲ KT 용산IDC 전경 (사진=KT)
▲ KT 용산IDC 전경 (사진=KT)

IDC 수요는 2020년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디지털 전환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지며 급증했다. KT는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11월 연면적 4만8000제곱미터, 지상 7층, 지하 6층 규모의 대규모 데이터센터인 '용산IDC'를 오픈하는 한편 2021년 '브랜드 IDC'도 도입했다. 이는 신규 IDC의 단기적 확충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 기존에 운영 중이던 외부 IDC에 KT의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녹여 리모델링한 IDC다. 올해 5월 오픈한 남구로IDC가 1호 브랜드IDC다.

KT의 2020년도 IDC 매출 규모는 약 29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도 성장세는 뚜렷하다. KT가 9일 발표한 2021년도 3분기 실적에 따르면 3분기 IDC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7% 증가했다. 이는 신규 오픈한 IDC 성과와 더불어 DBO(Design∙Build∙Operate) 사업의 신규 고객 확보 덕분이란 설명이다. 용산IDC는 오픈 당시 전체 용량의 70%가 예약됐고 잔여분도 올해 상반기 중 마감됐다. DBO는 다른 사업자들의 IDC를 설계·구축·운영해주는 서비스 모델로, 기업들의 IDC 운영 수요가 증가하며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KT는 기존에 구축한 전국 IDC 인프라, 기술 고도화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IDC 운영 안정성 제고를 위해 지난 9월에는 수도권 6개 IDC를 하나로 연결하는 '원(One) IDC' 인터넷 백본망에 테라급 네트워크를 증설했다. 다수의 국내 IDC를 하나로 연동하는 형태는 KT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것이다. 이를 통해 IDC 백본망 용량이 기존 대비 10배 증가했으며 IDC를 활용한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경쟁력도 추가로 확보했다. KT는 2020년 실적발표 당시 "클라우드 매출 규모도 매년 2배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올해 KT 외 다른 국내 통신사업자들도 IDC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관련 경쟁도 매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 LG유플러스 평촌2센터(좌), SK브로드밴드 동북아 데이터센터 허브(우) 조감도 (자료=각 사)
▲ LG유플러스 평촌2센터(좌), SK브로드밴드 동북아 데이터센터 허브(우) 조감도 (자료=각 사)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경기도 안양시에서 축구장 6개 규모의 초대형 IDC인 평촌2센터 구축을 시작했다. 2023년 3분기 준공이 목표이며 지하 3층, 지상 9층, 약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급 규모로 수도권 지역 7번째 IDC다. 매출 규모도 KT 못지않다. LG유플러스의 2020년 IDC 매출은 총 2278억원으로 연평균 약 10%씩 성장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서초, 일산, 분당, 가산 4곳에 IDC를 운영 중이며 2025년까지 SK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새만금 간척지에 동북아 데이터센터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허브는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7개국 10개 도시를 연결하는 해저 광통신케이블로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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