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배 한국테라데이타 지사장이 22일 미디어 세션을 열고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테라데이타)
▲ 김희배 한국테라데이타 지사장이 22일 미디어 세션을 열고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테라데이타)

아시아태평양·일본(APJ) 시장에서 매출적으로 큰 반향이 없는 글로벌 데이터 분석 솔루션 기업 테라데이타가 내년 한국 금융사를 고객사로 적극 유치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금융사들이 필요로 하는 마이데이터와 메타버스 서비스 역량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면서다.

김희배 한국테라데이타 지사장은 22일 미디어 세션을 열고 "메타버스는 새로운 분석을 해야 될 데이터 소스가 늘어난 정도가 아니라, 고객을 좀 더 이해하고 극단적으로 초개인화를 해서 적시에 던져야 하는 차원"이라며 "은행쪽에서도 리테일(유통) 오퍼(제안)를 던지는 복합적인 교차산업 형태의 오퍼를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선 신한은행의 사례를 떠올릴 수 있다. 신한은행은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배달앱 '땡겨요' 베타 서비스를 개시했다. 또 이 은행은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생활 서비스뿐 아니라 대출과 같은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신한카드도 제페토와 협업해 가입자 행동 분석에 기반한 특화카드를 발행할 예정이고, 우리은행도 메타버스 브랜치를 열 계획이다.

김 지사장은 발표를 통해 다양한 금융사들의 메타버스 진출 사례를 하나하나 열거했다. 한국테라데이타 입장에선 모든 금융사가 '잠재고객'이라는 뜻이다. 40여년의 사업 경력을 통해 블리자드, 보다폰, 페이팔 등 다방면의 산업에서 협력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서비스 융합적, 종합적 역량을 요구하는 메타버스를 구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김 지사장은 자신했다. 테라데이타 플랫폼의 디지털 페이먼트, 멀티 클라우드 등 기술 영역 지원으로 다양한 온라인 메타뱅킹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논지다.

솔루션으로는 '디지털 고객 360 분석 플랫폼'을 제시했다. 가령 우리은행의 '우리원뱅킹' 앱과 제페토, 로블록스 등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고객 행동 로그 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수집, 통합해 고객을 분석하고 이에 맞춘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테라데이타 측은 "초개인화 서비스 특징을 극대화한 새로운 형태의 고객 맞춤형 오퍼 제공 서비스를 구축할 것"이라며 "실제로 테라데이타의 한 고객은 3000만명이 넘는 고객에 대한 세그먼트를 개별 고객별로 생성했다"고 했다.

또 마이데이터가 본격 시행되는 내년 1월에 맞춰 이 사업을 강화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마이데이터란 정보 주체가 개인정보를 한 곳에 모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개념이다. 한국테라데이타는 온프레미스(사내 구축형) 및 클라우드 환경에 걸친 '융복합 쿼리' 지원을 통해 융합형 데이터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김 지사장은 "신용 데이터는 정형 데이터이지만 고객들의 '싫어요, 좋아요'는 비정형 데이터"라며 "이 둘 중 하나가 아니라 융복합 쿼리를 지원하는 마이데이터 분석 플랫폼이 굉장히 중요한 니즈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처럼 한국테라데이타는 내년 메타버스, 마이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에 집중해 엔터프라이즈급 분석 플랫폼에 대한 수요를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업력이 짧지 않은 테라데이타가 신생분야인 메타버스에 힘을 주는 건 그만큼 미래 먹거리 확보가 절실하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 시장이 포함된 APJ 지역 매출을 보면 올 3분기 7800만 달러(약 93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차이가 없었다. 같은 기간 EMEA(유럽 및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1억1500만 달러(약 1370억원)에서 1억3300만 달러(약 1590억원)로 16% 올랐다.

한국테라데이타는 강점을 가진 일반 서버(온프레미스) 기반 '데이터 웨어하우스(DW)'를 넘어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하면서부터 클라우드 부문에서도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장은 "올해 의미가 있었던 건 금액이 얼마냐를 떠나서 클라우드 매출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게 가장 크다"며 "온프레미스 6, 클라우드 4로 매출 비중을 가져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장은 정보기술(IT)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발표를 인용해 자사가 데이터 웨어하우스뿐 아니라 논리적 데이터 웨어하우스(빅데이터 핵심 기술인 하둡을 통합한 데이터웨어하우스), 데이터 레이크(정형·반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원시 형태로 저장하는 시스템) 부문에서도 1위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의 잘못 내지는 마케팅의 실패 때문에 전통적인 DW만 1등이라고 생각을 많이 하고 계신다"며 "테라데이타는 새로운 영역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1등을 놓쳐본 일이 매우 적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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