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한글과컴퓨터 사옥. (사진=한글과컴퓨터)
▲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한글과컴퓨터 사옥. (사진=한글과컴퓨터)

신세계가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에 지분을 투자하는 것은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과 유통업계에 불어닥친 메타버스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신세계와 한컴은 23일 메타버스 플랫폼 공동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한컴과 메타버스 전문 관계사인 한컴프론티스가 신세계 메타버스 플랫폼의 기획·개발· POC(기술·사업화 검증) 등을 맡는다. 신세계는 플랫폼에서 선보일 메타버스 콘텐츠 및 서비스에 대한 기획과 소싱을 담당한다.

양사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에서 나아가 실물 상품과 연계한 NFT(대체불가토큰)나 가상 아이템 판매를 추진하고 상호 공동 마케팅도 펼칠 계획이다. 양사의 협력이 단순한 MOU에 그치지 않고 지분투자로까지 이어지는 이유다. 신세계는 한컴에 지분투자도 할 예정인데 양사는 지분투자에 대한 방식·규모·시점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신세계가 한컴에 지분투자까지 하며 메타버스 플랫폼에 힘을 주는 것은 유통업계에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의 경쟁자인 롯데그룹의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 빅데이터·AI·디지털트윈 전문 기업 바이브컴퍼니와 메타버스 커머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 투자 및 상호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롯데백화점은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전시된 실제 상품이나 서비스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5월 전자지갑 서비스 'H.NFT'를 도입했다. H.NFT는 현대백화점이 발급하는 NFT를 저장·관리할 수 있는 전자지갑이다.

이처럼 경쟁사들이 메타버스와 NFT 등의 도입에 나서면서 신세계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해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컴에 지분투자까지 결정하게 됐다. 신세계와 한컴은 안정적인 플랫폼 운영 역량을 확보해 메타버스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컴 차원에서도 이번 신세계의 지분투자는 오피스를 제외한 신사업에 보다 힘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컴의 신사업은 크게 △메타버스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위성 등이 꼽힌다. 이중 메타버스 분야에서 신세계와 같은 대형 유통사업자와 함께 사업을 펼치면서 사업 역량을 키우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신세계와의 이번 협력으로 메타버스 사업이 한컴의 주요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한컴의 메타버스 역량과 신세계의 콘텐츠 역량을 결합해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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