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사진=네이버)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사진=네이버)

엔테크서비스(NTS)·엔아이티서비스(NIS)·컴파트너스·그린웹서비스·인컴즈.

일반 독자들에게 생소한 이름의 이 기업들은 네이버에 없어서는 안될 계열사들입니다. 거의 전국민이라고 할 수 있는 많은 이용자들이 하루에 한번 이상은 이용할 법한 네이버의 서비스를 담당하는 곳들이기 때문입니다.

네이버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에는 이용자 수가 많지 않았고 서비스 규모도 작아 서비스 운영을 네이버가 도맡아 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가 검색뿐 아니라 콘텐츠·쇼핑·핀테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이용자 수도 늘어나면서 이같은 운영 서비스는 네이버 혼자 하기에 버겁게 됐습니다.

이에 네이버는 지난 2009년 3월 서비스와 각종 경영지원서비스 업무를 지원할 목적으로 네이버아이앤에스(I&S)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 아래로 △NTS △NIT △컴파트너스 △그린웹서비스 △인컴즈 등 5개 계열사를 둡니다. 각 계열사들은 네이버의 검색포털·메신저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나 개발·디자인·테스트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등 네이버 서비스에 필수적인 업무를 각각 나눠 맡았습니다. 오직 네이버를 위해 존재하는 회사들인 셈이죠.

네이버의 서비스를 위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이들과 모기업인 네이버의 처우는 크게 차이가 나는 편입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이하 공동성명)가 이번에 문제를 삼은 부분입니다. 네이버를 위한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들의 처우를 네이버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개선해보자는 것입니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네이버 5개 계열사 중 신입사원 초봉이 가장 낮은 곳은 2500~2600만원인 반면 네이버는 약 4500만원으로 최대 2000만원까지 차이가 납니다.

공동성명은 이러한 처우 차이를 줄여보고자 각 계열사들과 임금인상과 '직장 내 괴롭힘 대응 전담기구 설치'에 대해 협상을 별였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이에 공동성명은 이달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5개 계열사들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찬반투표를 벌였습니다. 결과는 5개 계열사 모두 압도적인 찬성율로 가결됐습니다. 이로 인해 공동성명은 단체행동에 대해 합법적인 쟁의권을 얻게 됐습니다. 최고수위의 쟁의 형태인 파업까지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처우개선 요구에 대해 네이버는 각사가 하는 업무가 다르며 임금협상은 각 계열사들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애초에 지원 서비스를 네이버 I&S와 계열사들에게 맡긴 만큼 역할이 분명히 있으며 독립 법인체이다보니 임금도 개별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회사들의 처우가 차이가 나는 것은 각사의 실적과도 연관이 있겠죠. 네이버와 5개 계열사의 실적을 비교하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차이가 크기 때문이죠. 네이버는 2021년 연결기준 매출 6조 8176억원, 영업이익 1조325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탄탄한 기존의 광고 매출을 기반으로 쇼핑·콘텐츠 등의 신사업이 코로나19의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28.5%, 9.1% 증가했습니다.

반면 5개 계열사의 매출은 모두 1000억원 이하이며 특히 영업이익이 낮습니다. 영업이익률은 1%대에 그치거나 영업손실을 본 곳도 있습니다. 그만큼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겠죠.

공동성명은 5개 계열사를 '네이버의 손발과 심장'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만큼 네이버 서비스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오롯이 네이버를 위해 일을 하는 곳들이라는 의미입니다. 공동성명이 5개 계열사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선 이유입니다.

공동성명은 다음주 기자간담회를 열고 쟁의활동의 형태와 시점 등을 공개합니다. 노동조합의 이같은 움직임이 계열사 직원들의 처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IT 업계의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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