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헌 샵라이브 최고기술책임자(CTO)가 3월30일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스타트업 위크 2023'이 열린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AWS코리아) 

라이브커머스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B2C(기업·소비자간거래) 기업들에게 필수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떠올랐다. 라이브커머스란 웹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는 스트리밍 방송을 말한다. TV 홈쇼핑을 웹과 앱으로 가져다놓은 모습이지만 채팅으로 판매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한다는 점이 다르다. TV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상품을 판매하거나 구매할 수 있다는 것도 차별점이다. 

하지만 라이브커머스를 경험해보지 못한 기업은 하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스스로 해보려고 해도 영상 장비와 이를 다룰줄 아는 인력이 있어야 한다. 방송을 시작하면 시청자가 접속하면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트래픽이 몰리는데 이를 감당할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라이브커머스를 원하는 기업들이 먼저 떠올리는 플랫폼이 네이버와 쿠팡이다. 양사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대표 주자인만큼 라이브커머스 시스템이 잘 갖춰져있고 일정 수준 이상의 트래픽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네이버와 쿠팡을 통해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한다. 

하지만 네이버·쿠팡 라이브커머스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란 쉽지 않다. 이미 다른 기업들도 네이버·쿠팡에서 라이브커머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면 상단으로 가거나 특별한 상품 및 마케팅을 선보이지 않는 한 트래픽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코딩 몇 줄이면 우리 회사도 라이브커머스 한다

기업들은 '우리 홈페이지나 앱에서 필요할 때 라이브커머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지만 시스템을 갖출 생각을 하니 막막해진다. 샵라이브는 기업들의 이러한 애로사항에 착안해 라이브커머스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샵라이브'를 선보였다. 

샵라이브는 기업이 자사의 시스템에 코딩 몇 줄만 추가하면 자사 홈페이지나 앱에서 라이브커머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SaaS다. SaaS란 클라우드 상에서 이용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샵라이브는 클라우드에 라이브커머스에 필요한 시스템을 이미 갖춰놓았다. 각 기업의 시스템과 연결만 하면 바로 라이브커머스가 가능하다. 오늘 요청해서 코딩 작업을 하면 내일 바로 라이브커머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샵라이브의 설명이다. 

샵라이브는 네이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기영 대표와 김문헌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의기투합해 2020년 11월 세운 회사다. 애초에 라이브커머스 SaaS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했고 첫 타깃을 동남아시아로 잡았기에 싱가포르에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2021년에 한국 법인을, 2022년에는 미국 법인을 각각 세웠다. 김 대표는 네이버 이후 페이스북(현재 메타)을 거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세일즈와 마케팅 전문성을 쌓았다. 김 CTO는 네이버 이후 카카오와 NC소프트,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 등을 거치며 오픈채팅과 퀴즈쇼 잼라이브 등을 기획 및 개발했다. 

샵라이브의 고객은 동남아시아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있다. 미국의 톱 커머스 플랫폼 중 한 곳도 샵라이브의 시스템을 활용한다. 하지만 샵라이브의 직원들이 각 나라의 고객들을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 회사의 시스템은 클라우드에 구축돼있기 때문이다. 샵라이브는 SaaS를 구동해 줄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로 글로벌 1위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택했다. 

샵라이브의 라이브커머스 SaaS를 활용한 라이브커머스 모습.(이미지=샵라이브)

 

'서버 원격 관리와 편리한 사용성' AWS 택한 이유

국내·외 여러 CSP 중 AWS를 택한 것은 개발자로서 사용하기에 가장 편리했기 때문이다. AWS의 스타트업 컨퍼런스 '스타트업 위크 2023'이 열렸던 지난 3월30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만난 김 CTO는 "웹으로 라이브커머스를 할 수 있도록 버튼을 눌러 상품을 등록하도록 하는데 AWS도 동일한 기능을 제공했다"며 "원격으로 유럽이나 미국의 서버 운영을 클릭 몇 번으로 할 수 있는 등 편리한 기능들이 갖춰져있다"고 말했다. 

원격으로도 관리가 가능하기에 김 CTO가 한국이나 싱가포르에 있으면서도 미국 고객의 라이브커머스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그가 과거 다른 회사에 몸 담았을 때엔 이러한 원격 관리가 어려워 직접 현지로 날아가 생방송 영상의 지연이 얼마나 되는지, 끊김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야 했다. 라이브커머스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은 이러한 이동이나 체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하지만 AWS 기반의 샵라이브 SaaS를 이용하면 이러한 비용을 아끼면서 라이브커머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김 CTO의 설명이다. 

그는 라이브커머스 SaaS 사업자로서의 존재감을 글로벌 시장에서도 나타낼 계획이다. 이미 미국·유럽·동남아 등에서 고객을 보유했다. 2022년의 고객사 수는 2021년의 세 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에 방송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트래픽은 다섯 배 증가했다. 그만큼 한 고객사가 많은 방송을 했다는 의미다. 

고객사들도 샵라이브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국내 한 주요 정유사는 샵라이브의 SaaS를 기반으로 라이브커머스를 하며 자사의 앱을 홍보했다. 시청자들이 앱 설치 페이지로 유입되도록 해 앱과 회사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1시간만에 40만명이 접속하는 성과를 냈다.

샵라이브의 고객을 업종별로 보면 패션이 가장 많다. 엔터테인먼트와 가전 등 영상을 봤을 때 신뢰감을 가질 수 있는 업종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샵라이브 SaaS 플랫폼을 선보인 경쟁사들도 국내와 해외에 있다. 샵라이브는 차별화가 필요했다. 김 CTO는 PIP(본 영상 속 작은 영상을 보여주는 기술)를 경쟁력으로 꼽았다. 가령 A사의 제품 판매 라이브커머스를 보다가 관련 상품을 검색하고 싶어 화면에서 빠져나와 네이버 앱을 실행하더라도 방송은 화면 하단에 작게 지속 표시되는 방식이다. 시청자가 검색을 한 후 다시 방송을 돌아올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의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셈이다. 

또 샵라이브는 라이브커머스 후 △동시접속자 수 △쿠폰 클릭 수 △쿠폰 받은 후 구매전환율 △시청자의 성별 및 연령대 등의 데이터를 담은 리포트도 제공한다. 김 CTO는 "기업들은 라이브커머스 후 리포트를 통해 효과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샵라이브는 SaaS인만큼 한 번만 이용했을 때보다 정기적으로 이용할 경우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된다. 

샵라이브는 3월에 기업이 보유한 영상을 기반으로 쉽게 숏폼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SaaS도 출시했다. 김 CTO는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기술력에서는 뒤지지 않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글로벌 사업을 준비 중인 국내 SaaS 기업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굳이 해외에 가지 않더라도 한국에서 테스트 플랫폼을 구축해 좋은 품질이 갖춰졌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테스트를 한 후 구체적인 영업·마케팅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AWS나 해외 펀드 등 좋은 파트너를 만나 그들의 플랫폼이나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샵라이브는 국내에서는 두나무와 베이스 인베스트먼트, 미국에서는 허슬 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지했다. 단순히 투자금만 받는 것을 넘어서 파트너의 관계를 맺으며 펀드들이 갖춘 인적 네트워크와의 연결을 통해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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