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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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LG CNS·SK㈜C&C 등 주요 대기업집단 IT서비스 3사가 올해 직원들의 연봉을 예년보다 큰 폭으로 인상한 것은 개발자 처우를 개선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최근 전직원들의 연봉을 대폭 인상하거나 대규모의 자사주를 지급한 게임사나 인터넷 기업으로의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와는 거리가 멀다. IT서비스 기업과 게임사 개발자들의 업무 내용 및 개발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IT서비스 기업의 개발자들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공공·금융·제조·서비스 등 다양한 업종의 고객사들이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IT서비스 기업이 이를 수주해 시스템을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IT서비스 기업의 개발자는 △시스템 엔지니어 △데이터베이스(DB) 전문가 △IT 인프라 전문가 △아키텍처 전문가 등 세분화된 업무를 맡으며 각자의 커리어를 쌓는다. 특히 각자가 보유한 IT 관련 스킬 외에 본인이 투입된 프로젝트와 관련된 업무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을 쌓는 것도 필수적이다.

가령 공공기관 프로젝트 중 주민등록시스템에 대한 개발을 맡는다면 주민등록 관련 업무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개발이 가능하다. 은행의 차세대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됐다면 △여신 △수신 △대외계(인터페이스) △유가증권 등의 업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때문에 IT서비스 개발자는 업무 전문성과 IT 스킬이 동반돼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반면 게임 기업의 개발자 업무 분야는 △게임 기획 △서버 개발 △클라이언트 개발 △그래픽 △음악 등으로 세분화한다. 하나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 기획부터 개발, 그래픽, 음악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맡는다. IT 서비스 기업의 개발자와는 업무 분야가 완전히 다른 셈이다. IT 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올해 주요 기업들의 평균 연봉 인상률이 예년보다 높아진 것은 맞지만 최근 연봉을 인상한 게임사나 인터넷 기업들과의 개발자 확보 경쟁 차원은 아니다"며 "개발자라는 큰 범주로만 함께 묶일 뿐 세부적인 커리어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의 처우도 게임사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사의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IT서비스 기업 3사 직원의 평균 연봉은 삼성SDS 9900만원, LG CNS 9300만원, SK㈜C&C 9600만원이다. SK㈜C&C는 그룹 지주사인 SK㈜와 합병해 SK㈜의 이름으로 평균 연봉이 공시되지만 SK㈜C&C의 직원 수(4078명 중 약 3700명)가 월등히 많아 사실상 SK㈜C&C의 평균 연봉으로 봐도 무관하다는 분석이다.

IT서비스 기업들의 개발자는 각 업무와 개발 분야에 특화된 경우가 많아 IT서비스가 아닌 일반 기업으로의 이직이 잦은 편이다. 예를 들어 A개발자가 화학 관련 회사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이후 발주처인 화학 기업의 담당자로 이직하는 경우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디지털혁신(DX) 관련 프로젝트들이 늘어나면서 IT서비스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며 "업계 내에서 우수 개발자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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