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등에서 5G를 상용화한지 2년이 흘렀지만 아직 전세계 무선 네트워크의 중심은 LTE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년 후에도 5G보다 LTE 가입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며 5G가 모든 지역에 도입되는 시기는 2026년경이 되어야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동시에 5G로의 무게 중심의 이동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에릭슨엘지는 2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1년 전세계 무선 네트워크 동향과 2026년까지의 시장 전망을 발표했다.

에릭슨엘지에 따르면 2020년 5G 가입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한국과 중국이 포함된 동북아시아로 약 9%를 기록했다. 이어 북미 4%, 동유럽이 1%로 나타났으며 바레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포함된 걸프협력기구(GCC)가 1% 미만의 주변 중동 국가들 대비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 지역, 기술별 모바일 가입자 비중 (자료=에릭슨엘지)
▲ 지역, 기술별 모바일 가입자 비중 (자료=에릭슨엘지)

이처럼 지난해 지역별 5G 가입 비중이 최대 두자릿수를 넘지 못한 반면 LTE는 다수 지역에서 5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동북아는 LTE 가입 비중이 83%에 달했으며 5G 비중이 제로에 가까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도 LTE는 32%의 가시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 지역은 2026년에도 LTE 가입 비중이 48%로 약 절반을 차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5G 점유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은 동북아, 북미, 남미, GCC에 불과하며 유럽과 인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는 5년 후에도 LTE가 여전히 5G 대비 2배 가까운 비중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지난해와 올해 5G 중심으로 빠르게 개편 중인 국내 분위기와 달리 대부분 지역에선 아직 5G가 낯설다. 그래프상 모든 지역에 5G가 유의미한 비중으로 보급되는 시기는 약 2026년경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보편적인 네트워크 진화의 관점에서 5G 가입자 수 증가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에릭슨엘지는 보고서에서 "5G는 역사상 가장 빠르게 구축되는 이동통신 기술이 될 것이며 2026년에는 전세계 인구의 60%를 커버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전체 가입자 10억명 달성 속도도 5G가 LTE보다 2년여 빠를 것으로 분석됐다. 2009년 등장한 LTE는 가입자 10억명 달성까지 8년이 걸렸다. 반면 5G는 2026년 달성이 예상될 만큼 급격한 성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 상용화 1~8년 사이 LTE와 5G 가입자 증가 속도 비교 (단위 10억명, 자료=에릭슨엘지)
▲ 상용화 1~8년 사이 LTE와 5G 가입자 증가 속도 비교 (단위 10억명, 자료=에릭슨엘지)

5G의 이같이 빠른 성장 배경에는 크게 △중국의 빠른 5G 채택 및 보급 △5G 지원 단말기의 증가 △LTE 기지국 재활용이 꼽힌다. 지난해 5G에 약 30조원 가까이를 투자한 중국의 이동통신사들은 올해 4월 기준 도합 3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1년 전보다 3배나 불어난 수치다.

저가와 고가를 아우르는 다양한 5G 스마트폰 출시도 5G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5G의 조기 확산을 위해 기업들은 최근 시장에 저가형 5G 장비도 다수 출시하고 있다. 고가 라인업에서 오랜 시간 애플과 경쟁한 삼성전자도 올해 20만원대(갤럭시A22 5G), 30만원대(갤럭시 점프 5G) 초저가 5G 폰을 잇따라 선보였으며 샤오미도 올해 초 20만원대 5G 스마트폰 홍미노트10을 출시했다.

저가형 스마트폰의 품질이 좋지 않았던 LTE 확산 초기와 달리 대부분의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지금은 충분한 성능의 저가 5G 기기가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5G 가입자 수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KT가 국내에서 단독 유통 중인 갤럭시 점프 5G (사진=삼성전자)
▲ KT가 국내에서 단독 유통 중인 갤럭시 점프 5G (사진=삼성전자)

국가별 이동통신 인프라나 장비 전략에 따라 LTE가 5G 성장의 밑바탕이 되기도 한다. 박병성 에릭슨엘지 수석 네트워크 컨설턴트는 "이동통신사들이 기존에 구축한 LTE 기지국이 5G까지 지원하는 장비라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5G를 지원할 수 있다"며 "이를 이용해 기존에 구축한 4G 장비가 5G 커버리지의 확대에 이용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5G가 모바일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입자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를 전망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5G 스마트폰 보급 확대, 그리고 변화한 스마트폰 이용 행태 등의 요소와 맞물린 결과다. 에릭슨엘지는 2026년 전세계 모바일 트래픽 50% 이상이 5G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속의 5G 이용이 증가할수록 동영상, 원격작업, 모바일 게임 등 데이터 집약적인 콘텐츠 이용도 늘어 동북아 기준 스마트폰당 월 데이터 사용량도 2020년 10.9기가바이트(GB)에서 14.5GB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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