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유경아 기자)
▲ (그래픽=유경아 기자)

2022년을 맞아 은행권이 새해 경영 화두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금융 플랫폼 경쟁력 제고를 꼽았다. 디지털 혁신을 우선시한 경영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리딩 금융사'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그룹과 시중은행 CEO들은 임인년 신년사를 통해 올해 주요 경영화두를 밝혔다. 모바일 앱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따른 온라인 채널 강화 외에도 올해는 오프라인 영업점과 온라인 채널을 동시에 성장시켜 '옴니채널'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주요 시중은행장들의 공통된 시각이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올해 전략 목표로 '고객중심 RE:Boot! 한계를 뛰어넘는 Banking!'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머신러닝 기반의 정밀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금융 사각지대 해소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진 행장은 "고객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업의 경계를 넘는 횡적 혁신으로 기회의 장을 넓히기 위해 올해 출시를 앞둔 개인뱅킹 신규 앱과 종합 기업금융 플랫폼 개발에 모든 경험과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침투율이 높아지고 있는 빅테크와의 경쟁을 위해서는 디지털 외에도 오프라인 채널 혁신에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게 진 행장의 전략이다. 

그는 "오프라인 영업점은 테크기업과 명확히 차별화되는 우리 고유의 플랫폼"이라면서 "고객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옴니채널 플랫폼이 신한이 지향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취임한 KB국민은행의 이재근 신임 행장은 '금융플랫폼 기업'을 향한 네 가지 핵심 경영방향을 제시했다. 이 행장이 제시한 4개 경영방향은 △고객 중심 서비스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을 위한 사업모델 강화 △젊고 역동적인 조직문화 창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KB 등이다. 

이 행장은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KB스타뱅킹 등 KB의 플랫폼이 고객의 일상생활을 아우를 수 있도록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의 완성도를 계속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전국의 모든 영업점이 모바일 플랫폼 및 콜센터 등과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옴니채널'의 완성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디지털 맞춤서비스'가 하나금융그룹의 강점"이라며 이를 레벨업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그룹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디지털 서비스 레벨업 전략에 대해 "우리는 빅테크가 가지지 못한 강력한 오프라인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손님중심의 옴니채널로 탈바꿈하고, 금융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람이 꼭 필요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그저 '디지털 전환'이라는 구호의 나열로 그칠 것이 아니라 그룹의 디지털 핵심기반부터 재설계해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주요 기술의 내재화, 우수한 인재의 육성과 확보, 이를 뒷받침 할 조직과 인프라를 신속하게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그룹과 우리은행도 올해의 경영 전략을 디지털 기반 혁신 추진으로 꼽았다. 특히 우리은행은 올해를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는 원년으로 삼아 지속성장기반을 다진다는 복안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 한해 우리금융그룹 임직원 모두에게 '창발(創發)적 혁신'을 당부한다"면서 "금융업의 장벽이 허물어져 버린 지금 시대에 기존의 틀 안에 갇힌 작은 변화 정도로는 시장에서 더 이상 생존력을 갖지 못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최근 그룹 경영진 회의의 주요 아젠다들은 테크 기업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정도"라며 "올해는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등 테크 기업들과 겨뤄야 할 서비스들이 본격화되는 만큼 우리만의 디지털 초(超)혁신 서비스로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자"고 강조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고객 중심의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도 은행 본업 경쟁력 혁신을 위해서는 온라인에만 국한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권 행장은 "우리의 강력한 무기인 대면 채널이 더욱 고도화되고, 나아가 비대면과 옴니채널 등 고객님과 접점이 이루어지는 모든 채널에서 고객님들이 편리하게 우리은행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온라인 위주의 빅테크 플랫폼과는 차별화된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리고 시장을 아우르는 강력한 금융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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