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미 현지시간) 현대중공업그룹 프레스 컨퍼런스 이후 마련된 간담회 자리.(사진=김성진 기자.)
▲ 5일(미 현지시간) 현대중공업그룹 프레스 컨퍼런스 이후 마련된 간담회 자리.(사진=김성진 기자.)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는 5일(미 현지시간) 오후 프레스 컨퍼런스 직후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 ‘기술력’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자율운항 기술과 관련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단순히 덩치만 큰 조선사가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앞서 있는 회사로서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2014년부터 2년간 조선산업 전체가 불안함을 맞으면서 조선 부문에서만 2년 동안 5조원의 적자를 봤다”며 “그때는 미래에 대한 준비는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였지만 오늘은 우리가 미래를 얘기한다”고 했다. 이어 “저희 그룹은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종합 중공업그룹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기자들과 함께한 질의응답 시간에 “한때는 우리가 회사를 사서 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여러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을 접촉하는 노력을 했지만, 그 가운데 재밌는 걸 발견했다”며 “전 세계 그 어느 기업들과 만나서 얘기해봐도 우리보다 잘하는 데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율운항 기술의 특수성을 그 근거로 들었다. 배는 물이라는 유체 위에 떠 있어 단순 자동차와는 자율기술의 성격이 다르다고 했다. 예를 들어 차와 달리 배는 브레이크가 없어 엔진을 꺼도 배는 계속 운항한다. 이를 흔히 시차가 있다고 하는데 방향타를 왼쪽으로 꺾어도 시간이 오래 걸린 후 왼쪽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정 대표는 “그동안 선박운항은 감각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앞으로 현대중공업의 자율운항 기술은 세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후 현대중공업그룹 선박 자율운항 기술을 개발하는 아비커스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현재 아비커스의 기술 수준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정도냐는 질문에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자율운항 시장은 지금 막 열리는 시점”이라며 “아직은 시장에 뚜렷한 강자가 없고 자율운항에 필요한 것들 것 우리가 확보하면 충분히 리더십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선박을 제조하는 그룹 계열사가 자율운항 사업과 관련해 왜 소형 선박 시장을 공략하냐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대형선박 분야는 자타공인 세계 1위지만 1년에 건조하는 선박 수는 100척 정도에 불과해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레저용 보트는 매년 50만척이 건조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는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 결과 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는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정 대표는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은 단순한 M&A 이슈가 아니라 우리나라 조선 산업 전체 체질을 어떻게 하면 개선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며 “현재 심사가 진행중인 부분이라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다는 답변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며 관련 당국에 입장을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