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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기능개선제 ‘우루사’의 성공이 뚜렷해 대웅제약을 ‘원 히트 원더’ 기업으로 기억하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1974년 부설 제약연구소 설립한 이래로 연구개발(R&D) 사업에서도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죠. 국내 바이오 신약 1호 ‘이지에프외용액(당뇨병족부궤양 치료제)’를 2001년 출시한 게 대표적입니다.

• 대웅제약은 약 20년 만에 자체 개발한 신약의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정(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의 국내 허가를 취득한데 따른 성과죠. 이로써 펙수클루정은 국내 ‘34호 신약’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또 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의 임상 3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며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이 이 같은 성과를 올린 배경으로 그간 늘어난 매출·영업이익에 따라 함께 증가된 R&D 투자비용이 꼽힙니다.

▲ 대웅제약 사옥 전경.(사진=대웅제약)
▲ 대웅제약 사옥 전경.(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투자판단관련주요경영사항’ 공시를 5번 냈습니다. △신약개발 관련 공시가 3건 △기존 제품의 시장 확대 관련 공시 1건입니다. 다른 한 건은 코로나19 예방 적응증(사용범위) 치료제 ‘DWJ1248(성분명 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의 국내 임상 3상 시험 자진 중단 결정 공시였죠. 이를 제외하고 모두 신규 매출 마련을 기대할 수 있는 소식이었습니다.

대웅제약은 올해 신약 개발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실제로 대웅제약은 연초부터 △제2형 당뇨병 치료제 ‘DWP16001(SGLT2 저해제)’ 병용요법·단독요법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하고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정 40mg(펙수프라잔)’ 국내 품목허가 승인 소식을 전했죠. 또 △나보타 중국 품목허가 신청을 통한 신규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습니다. 나보타는 미간 주름 개선·눈가주름 개선·뇌졸중 후 상지근육경직·눈꺼풀경련에 처방되고 있습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전문의약품(ETC)·일반의약품(OTC)의 각 사업의 성과를 통해 매출 1조 클럽을 수성하는 동시에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의미 깊은 성과를 거뒀다”며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정’은 올 상반기 내 출시 예정이다. 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을 비롯해 폐섬유증 신약·자가면역질환 신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 글로벌 빅 파마로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전 대표의 자신감 발로는 신약 부문에서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펙수클루정 40mg은 올 상반기부터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교적 이른 시일 내 매출 상승이 기대되는 사업인 셈이죠. 회사는 현재 진행 중인 펙수클루정의 약가 신청 절차를 이른 시일 내 마무리할 방침입니다.

알아두면 좋은 지식

• 대웅제약의 모태는 1945년 세워진 조선간유제약공업사입니다. 1961년 회사 이름을 대한비타민산업으로 바꾸면서 간판 상품인 우루사를 출시했죠. 웅담(곰의 쓸개) 성분을 가루로 낸 뒤 이를 압축해 알약으로 만든 이 제품은 현재까지도 대웅제약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우루사는 1981년 국내 의약품 판매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대표적인 간기능개선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1978년 2월 대한비타민에서 사명을 바꾼 대웅제약의 이름도 이때부터 널리 알려지게 됐죠.

신약 개발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모됩니다. 최근 성과를 낸 펙수클루정 역시 대웅제약이 2007년부터 개발에 착수한 제품이죠. 대웅제약은 2001년 당뇨성족부궤양 치료제 이지에프외용액 이후 ‘대웅제약 신약 2호’를 출시하기 위해 R&D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2019년 별도기준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돌파 이후 이 같은 흐름은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연간 R&D 비용은 2019년 1405억원에서 2020년 1445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론 1318억원을 썼죠. 매출 대비 R&D투자비 역시 2019년 13.98%에서 2020년 15.3%로 증가했습니다. 이어 2021년 3분기 누적으론 16.9%를 기록하며 지속해서 높아졌습니다.

이는 산업 특성상 R&D 투자비가 높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높은 축에 속합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한미약품 13.3% △종근당 11.4% △GC녹십자 10.0% △유한양행 9.9%를 기록했죠. 대웅제약보다 높은 투자율을 보인 곳은 셀트리온(22.9%) 정도만 꼽힙니다.

▲ (단위=원·%, 자료=대웅제약 사업보고서)
▲ (단위=원·%, 자료=대웅제약 사업보고서)

대웅제약이 이처럼 R&D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3분기까지 8500억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때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634억원으로 2020년 같은 기간(83억원) 대비 7.6배 늘었죠.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대웅제약의 2021년 연간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1조1216억원입니다. 이는 전년 대비 7.8% 성장한 수치죠. 대웅제약은 이로써 3년 연속 ‘매출 1조원 클럽’ 가입이 유력한 상태입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역시 전년 170억원보다 약 4.9배 늘어난 약 827억원으로 집계됐죠. 일각에선 900억원 돌파도 가능하리라고 전망했습니다.

대웅제약의 실적 향상은 기존 제품군의 판매 호조에 따른 성과입니다. 이번 분기 지난해 3분기에만 2000억원에 육박하는 전문의약품(ETC)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일반의약품(OTC)에서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며 전년 동기 291억원에서 3.3% 상승한 300억원을 올렸죠. 이를 통해 창출한 영업이익을 R&D에 투자하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선순환 구조로 인한 가치 창출 효과는 올해 특히 두드러질 전망입니다. 올해는 펙수클루정이, 내년에는 이나보글리플로진이 회사 성장의 주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되죠. 회사는 미국·중국·중동·중남미 등에 현재까지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펙수클루정 관련 기술수출을 성사시켰습니다. 제제의 우수성이 입증된 셈이죠. 대웅제약은 “약 40조원 규모로 형성돼 있는 세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도 정조준 할 계획”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 (자료=대웅제약 2021년 3분기 사업보고서)
▲ (자료=대웅제약 2021년 3분기 사업보고서)

내년 출시를 노리고 있는 당뇨병 치료제 개발도 순항 중입니다. 대웅제약은 임상의 성패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톱라인(Topline) 결과를 통해 이나보글리플로진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습니다. 대웅제약은 이번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SGLT-2 억제제 신약 출시를 앞두게 됐죠. SGLT-2 억제제는 신장의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하는 약물입니다.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 혈당 상승을 억제하죠.

대웅제약은 이나보글리플로진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 절차를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2023년까지 이나보글리플로진 단일제와 메트포르민 복합제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할 계획이죠. 대웅제약은 지난 10일 이나보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 복합제와 병용요법의 효능을 비교하는 생물학적 동등성 입증시험 1상을 승인받은 바 있습니다.

▲ 나보타 제품 이미지.(사진=대웅제약)
▲ 나보타 제품 이미지.(사진=대웅제약)

신규 시장 발굴도 한창입니다. 2014년 출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습니다. 회사는 최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자제 제조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임상 데이터를 제출하고 생물의약품허가신청(BLA)을 했죠. 나보타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제품입니다. 미국·유럽·캐나다 등 전 세계 55개국에서 허가를 획득하고 80여개국에서 수출계약을 체결한 상태죠.

나보타의 중국 시장 진출이 성사될 경우 회사의 실적 향상은 더욱 급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인의 보툴리눔 톡신 경험률이 1%대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만큼 시장 잠재력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18년 6억7200만 달러(약 8000억원) 규모였던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2025년에는 15억5500만 달러(1조8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대웅제약의 연구조직은 △케미컬 기반 신약센터 △제제연구의 신제품센터 △C&D(개방형 협력 개발)센터로 구성돼 있습니다. 박사급 43명·석사급 158명 등 총 275명의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죠. 회사 관계자는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을 비롯한 임상 진행 건수가 창사 이래 최고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생각해 볼 문제

• 현재 제약·바이오 분야의 최대 이슈는 단연 코로나19 관련 산업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경제·산업·문화 등 사회 전만에 영향을 미치고 있죠. 자연스럽게 이를 종식할 수 있는 사업에 관심이 몰리고 양상입니다. 대웅제약이 신약 개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코로나19 예방 적응증 치료제의 임상 3상을 포기한 점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해당 개발 소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를 결정했던 소액주주들의 불만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코로나19 사업을 축소한 데 따른 영향도 향후 기업경영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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