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다면

•삼성SDS는 물류 기능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4자물류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근 일어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실시간으로 항공·해상·육로 운송 방안을 모니터링하며 대응하고 있습니다.

▲ 삼성SDS의 디지털 물류 서비스 '첼로 스퀘어'. (사진=삼성SDS)
▲ 삼성SDS의 디지털 물류 서비스 '첼로 스퀘어'. (사진=삼성SDS)

삼성SDS는 삼성 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이지만 물류 기업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제4자물류(4PL) 서비스를 지향합니다. 배송을 발주하는 기업과 직접적으로 엮이지 않은 제3의 업체가 물류를 책임지고 운송하는 서비스가 제3자물류입니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SCM(공급망관리) 및 솔루션을 공급하고 각종 돌발 상황에 대응하면서 부가가치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모든 물류 기능에 대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4PL입니다. 삼성SDS는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뿐만 아니라 대외 물류 고객을 늘려가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물류 서비스 '첼로 스퀘어'를 내세워 해외 물류가 필요한 중소 수출기업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물류는 회사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회사의 2021년 연간 매출 13조6300억원 중 7조9928억원이 물류에서 나왔습니다. IT서비스 매출은 5조6372억원입니다. 물류의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2021년 물류의 영업이익은 1441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8%에 불과합니다. IT서비스의 영업이익은 664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1.8%입니다. 물류의 영업이익률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해상·항공의 운송 운임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운송 물량을 많이 수주해 매출을 늘려도 운송 운임이 워낙 비싸다보니 적게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는 ICT 기반의 플랫폼으로 최적의 운송경로를 찾으며 비용을 최소화하려고 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향 물류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 항만 입항이 통제되고 수출 화물의 반송 사례도 일어났죠. 주요 항만의 러시아 서비스가 멈췄고 대부분의 선사들이 러시아로 향하는 서비스도 중단했습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유류 할증료 인상도 압박으로 다가왔습니다. 항공으로 눈을 돌려봐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주요 항공사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착발 서비스를 중단했죠. 러시아가 30여개 국가의 항공사를 대상으로 자국 영공을 폐쇄하면서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 수송에도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육로도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군수물자 수송이 우선시되면서 화물 열차의 출발이 지연되는가 하면 운송사들이 러시아로 향하는 트럭 공급을 하지 않고 인근의 운행을 꺼리면서 물류비 급증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 삼성SDS가 '물류 리스크 긴급 웨비나'를 열고 러-우크라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물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웨비나 캡처)
▲ 삼성SDS가 '물류 리스크 긴급 웨비나'를 열고 러-우크라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물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웨비나 캡처)

이에 삼성SDS는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습니다. TF는 실시간으로 각 선사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며 최적의 물류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유럽향 물류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객사들에게도 실시간으로 이러한 정보들을 제공 중입니다. 회사는 최근 '물류 리스크 긴급 웨비나'를 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류 대란을 진단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해상운송에서는 화물의 재판매와 회수를 고려하기 위해 인접국 양하(Calling Port)와 보관·셔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항공운송의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신규 화물 운송이 금지된 가운데 북극항로 등 우회항로를 검토해야 하지만 운임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철도와 트럭을 활용한 물류는 밸라루스와 폴란드의 철송 전환과 핀란드를 경유하는 트럭을 수배해보는 방안도 제시됐습니다. 물론 기존의 방안보다 비싼 운임은 지불해야 할 전망입니다.

삼성SDS가 이처럼 총력 대응에 나선 것은 물류 서비스를 맡긴 고객과의 약속을 최대한 지키며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마무리된 후에는 이러한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더욱 다양한 우회 운송로의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다 많은 항공·해상·육로 운송의 파트너를 확보해야겠죠. 물류 시스템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도 필수적입니다.

회사는 이러한 대응을 위해 투자를 할 준비는 돼 있습니다. 재무건전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320%, 41%로 우수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입니다. 보통 200% 이상인 경우를 유동성이 건전하다고 판단하는데 삼성SDS는 이를 훌쩍 뛰어넘었죠. 위기가 닥쳐도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자본총계 중 부채총계의 비율을 나타내는 부채비율도 41%로 안정적입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2020년 9794억원, 2021년 9802억원으로 매년 1조원에 가까운 현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삼성SDS가 외부 악재인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얼마나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을지에 고객사와 주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볼 문제

•삼성SDS의 물류 영업이익률은 높은 영업비용 탓에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위기가 물류 사업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요? 회사가 악영향을 최소화하며 실적과 주가 하락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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