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검색황제' 구글은 기업대상 생산성 향상 SW서비스 스위트 '구글앱스'를 유료화한다고 밝혔습니다.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세일즈포스닷컴은 독립소프트웨어업체(ISV)들에게 온라인 기반 개발 환경까지 제공하면서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구글과 세일즈포스닷컴의 행보는 모두 전통적인 SW비즈니스 모델에서는 벗어난 것입니다. 양사는 모두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 모델를 앞세워 'SW는 직접 깔아서 쓰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고 있습니다.

SaaS 열풍 한가운데는 웹오피스도 있습니다. 웹오피스는 말그대로 웹에 접속해 쓰는 오피스인데 구글과 조호 그리고 한국 업체인 씽크프리 등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씽크프리는 현재로선 세계 SaaS 무대에 명함을 내밀고 있는 유일한 업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웹오피스는 2007년 국내 인터넷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씽크프리와 손잡고 웹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네이버의 막강 사용자 파워와 웹오피스의 결합이라... 과연 어떤 변화를 몰고올지 매우 궁금해집니다.

이에 블로터닷넷은 제5회 블로터포럼 주제를 <웹오피스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변화>로 정했습니다. 특강은  박재현 한컴씽크프리 이사께서 맡아주셨고 블로터닷넷 상근 블로터외에 김용영 매경인터넷 기자가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박재현 이사에 대해 소개를 좀 해드릴까 합니다. 박 이사는 현재 블로터닷넷에서 날아가는 새들처럼, 소프트웨어에 날개를 달자 블로그를 운영중이며 블로고스피어에서서는 SaaS의 전도사로 통하고 있습니다. 한국 SW업체와 인터넷 업체들도 거대한 롱테일이 묻혀있는 SaaS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게 그의 일관된 논리입니다. 얘기가 샛길로 빠졌나요? 웹오피스에 대한 본격적인 얘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일시 : 2007년 2월27일(화) 오후 4시
• 장소 : 블로터닷넷 사무실
• 초청자 : 박재현 한컴씽크프리 이사
• 참가자: 블로터닷넷 상근블로터, 김용영 매경인터넷 기자

블로터: 바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요즘 웹오피스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웹오피스가 지금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재현:지금은 웹이란 것 자체가 업무를 하는 기본 플랫폼입니다. 웹을 떠나서는 생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게되면 일하는 방식도 바뀔 수 밖에 없습니다. 저의 경우 요즘 노트북을 안갖고 다닐때가 있습니다. 필요하면 노트북을 구하거나 PC방에 가서 하면 되거든요. 공유가 가능하고 어디서나 쓸 수 있다는 유비쿼터스적인 특징이 웹오피스가 주목받는 첫번째 이유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웹오피스는 플랫폼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구글과 MS간 경쟁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지금 MS와 구글은 플랫폼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구글은 웹을 앞세워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려 하고 있고 MS는 기존에 지켜봤던 플랫폼상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려하고 있습니다. 웹오피스는 양사 플랫폼 전쟁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MS가 선보인 오피스 라이브를 보면 오피스가 있고 없고를 빼면 구글앱스와 유사합니다. MS는 오피스가 없으면 힘들어질 수 밖에 없어요. 반대로 구글은 오피스를 잡아야만 플랫폼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습니다. 누가 오피스를 잡느냐가 중요한 화두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MS 오피스는 수천명의 엔지니어들에 의해 개발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MS오피스로 대용량 문서를 만드는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런 사용자들을 웹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어려울 수 밖에 없어요. 그러나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한 80% 정도 됐다고 봐요. 기능이 좀더 좋아지면 웹오피스는 앞으로 더욱 재미있는 시장이 될 것입니다.

블로터: 세계 웹오피스 시장 동향은 어떻습니까?

박재현: 웹오피스는 순수 웹오피스, 하이브리드 웹오피스, 통합형 웹오피스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순수 웹오피스는 말그대로 모든게 웹기반인데 구글이나 조호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들 업체 서비스는 웹에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하이브리드는 MS 오피스라이브를 보면 됩니다. 오피스는 데스크톱PC에 깔려 있고 웹은 그냥 공유 플랫폼으로 쓰는 겁니다. 씽크프리는 통합형을 추구합니다. 웹과 데스크톱이 연결돼 있는 방식인데 웹에 연결돼 있지 않으면 쓸 수 없는 순수 웹오피스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세계 시장 판도는 현재로선 구글과 조호 그리고 씽크프리가 경합을 벌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업체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3개 업체 정도로 판이 정리되고 있습니다.

블로터: 지난해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과 씽크프린간 웹오피스 협력이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보충 설명을 좀 부탁드립니다.

박재현: 상반기안에 네이버를 통해 웹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단계적으로 제공될 계혹인데 1단계는 오피스 파일을 실시간 HTML 형태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오피스가 없어도 볼 수는 있게 됩니다. 네이버 웹오피스가 시작되면 많은 변화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국내의 경우 네이버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웹오피스에 관심이 많습니다. 다른 포털 업체들도 요즘들어 고민을 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전략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습니다.

블로터: 네이버가 웹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박재현:  우선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환경이 바뀔 것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웹오피스로 인해 UCC의 품질이 좋아질 것으로 봅니다. 많은 포털들이 지금 저작환경에 대한 개발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저작환경이 좋아야 양질의 콘텐츠를 담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털에 웹오피스가 도입되면 웹에디터를 통해 만들어진 문서가 매시업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입니다. 예를 들면 씽크프리에서 문서작업을 하면서 플리커에 있는 이미지를 바로 가져다 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씽크프리는 이미 이같은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동영상도 이같은 방향으로 흘러갈 거구요, 네이버 웹오피스의 경우 지식인에 있는 자료를 바로 쓸 수 있는 시나리오를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웹오피스가 확산되면 웹스토리지도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네이버도 올해 스토리지 서비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아는데 오피스나 멀티미디어 파일을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이중 웹오피스와 매시업을 통해 저장되는 포맷은 HTML이 아나라 오픈XML이 되는데, 이것은 문서 자체에 더 많은 기능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매우 파괴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얼마만큼의 문서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주도권 확보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블로터: 씽크프리의 올해 계획을 좀 말씀해 주십시요

박재현: 4월초에 문서 공유 사이트 닷익스체인지를 오픈할 계획입니다. 문서는 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엔터테이먼트 성격이 강한 이미지와 영상과는 차이가 있지요. 이에 수익성은 오히려 좋을 수 있습니다. 과금을 하기가 다른 포맷보다는 쉽기 때문입니다. 오픈XML로 문서가 만들어지면 할 수 있는 것은 많아집니다. XML이 되면 문서에 대한 정확한 매칭이 가능해집니다. 이미 미국에는 학생들이 숙제를 베낀 것인지 아닌지 확인해주는 사이트도 있어요. 웹2.0 시대에 문서 관련 서비스는 여러모로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블로터: 씽크프리는 자바로 구현돼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박재현: 자바 버전과 아작스 버전이 둘다있습니다. 닷익스체인지의 경우는 PHP로 돼 있구요. PHP는 빨리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웹오피스에서 자바를 쓰는 이유는 아작스로는 표현하지 못하는게 있기 때문이에요.  아작스로는 MS 오피스 사용 경험을 제공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자바는 플랫폼 독립적이잖아요. 자바 버추얼머신이 있는한 어느 플랫폼에서도 돌아갑니다. 미국 사용자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다릅니다. 맥과 리눅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사이트 만들면 아마 지탄의 대상이 될 겁니다.(일동 웃음)  아작스는 나온지 오래됐지만 그리 좋은 프로그래밍 언어는 언어는 아니라고 봐요. 유지보수도 힘들고...아작스로 만들면 대용량 파일을 올리기도 어려워집니다.

블로터: MS가 오피스2007을 내놓으면서 엔터프라이즈 기능을 많이 집어넣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그리고 씽크프리 직원분들은 오피스SW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재현: MS 입장에서 보면 오피스는 최대 수익원입니다. 지금상황에서 오피스2007을 내놓지 않으면 수익을 만들어내기가 힘든 구조입니다. 그리고 우리회사의 경우 품질관리 등 특정 팀만 빼면 씽크프리 오피스를 쓰고 있습니다. 씽크프리 웹오피스는 파워포인트를 빼면 MS 오피스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20% 정도를 제외하면 대다수 사용자들이 무리없이 쓸 수 있습니다.

블로터: 구글이 얼마전 구글앱스 유료 버전을 내놨습니다. 여러 서비스가 통합된게 특징인데, 씽크프리도 e메일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박재현 : 씽크프리의 목표는 오피스를 가장 잘 만든다는게 목표입니다. 다른 기능은 오픈API와 매시업을 통해 연계시키면 되잖아요. 브라우저에 멀티탭 기능이 되는 만큼, 한탭에서는 구글캘린더쓰고 다른탭에서는 씽크프리를 돌린다고 해서 크게 불편할 것은 없다고 봅니다.

블로터: 씽크프리의 모회사는 한글과컴퓨티입니다. 패키지 기반 오피스SW가 주력사업인데 씽크프리와 사업적으로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박재현: 그렇지 않답니다.한컴오피스는 공공기관에서 많이 쓰고 있잖아요. 지금은 공공기관에서 웹오피스를 쓰는 단계는 아닙니다. 큰 충돌은 없어요. 개인 사용자들의 경우 아직 불법복제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네이버를 통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시장의 충돌은 크지 않을 것입니다.

블로터: 웹오피스의 기술장벽은 어느정도 됩니까?

박재현: 일반적인 에디터는 만들기 쉽습니다. 그러나 웹오피스는 HTML과는 다르게 페이지도 있고 스타일도 있습니다. 기존 웹에디터외에 다른 기술들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쉽지는 않은 것들이지요.

블로터: 씽크프리의 수익모델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박재현: 데스크톱 제품과 서버 에디션, 그리고 네이버같은식의 거래가 좀 있습니다. 호주나 일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올 것 같아요.  문서 공유 사이트가 나오면 수익 모델은 더욱 다변화될 것으로 봐요. 이외에 웹사이트에 애드센스를 달아 수익을 좀 올리고 있습니다. 오픈API(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가 제공되면 광고 영역은 더욱 넓어질 것입니다.

블로터: 씽크프리는 MS 오피스와 인터페이스가 유사합니다. MS 클론(복제)의 길을 선택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박재현: 지금 다시 웹오피스를 개발한다면 MS 오피스2007하고 비슷하게 만들 것입니다. 씽크프리는 분명 MS 오피스 클론입니다. 생산성 소프트웨어는 손에 얼마나 익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어요. 개발자가 개발툴을 바꾸는게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SW를 내놔서 관심을 끌기는 어렵습니다. 오픈오피스도 써보면 좋은데, 다 써보기는 어렵잖아요? 인터페이스를 MS와 유사하게 한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 그게 더욱 편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터페이스는 MS와 유사하게 하돼 웹의 강점을 살리는게 중요합니다. MS보다 이것을 발빠르게 할 수 있다는게 우리의 강점이라고 봐요.

블로터: 오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웹오피스 시장을 이해하는데 있어 좋은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박재현: 저에게도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웹2.0 시대에 문서 콘텐츠의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씽크프리는 곧 유료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인데,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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