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서서히 식혀 먹어야 한다. 맛있다고 성급히 먹으려다 보면 혓바닥은 물론 내장까지 델 수 있다. 즉, 일은 순서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요즘 RIA(Rich Internet Application) 시장을 보면 "뜨거운 죽에 혀 덴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의견은 RIA의 시장이 너무 뜨거워 식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맛있는 RIA라는 죽을 먹기 위해선 기술이라는 젓가락보다는 비즈니스라는 숟가락으로 잘 저으면서 식혀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RIA 구현에 있어 기술에 대한 고민보다 비즈니스에 대한 요구사항 및 시나리오의 검증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데브피아의 2007년 2월 개발자 토론 방의 주제는 "WPF vs Flex. 대세는?"이다. 양 기술의 장/단점, TCO 문제, 개발자 시장 정보 등의 동감이 가는 현업의 목소리를 읽어 볼만한데, 문제는 날로 변덕스러워지고 복잡해지는 고객 비즈니스 시나리오를 RIA 기술에 잘 스며들게 하여 새로운 시장 개척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발상은 고객 입장에선 무엇보다 중요한데, 실제 RIA 구현을 위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WPF/e 이건 Flex이건 어떤 기술을 사용할지에 대한 여부가 아닌 현재의 서비스의 문제점과 RIA 도입을 통해 얻고자 하는 비즈니스 당위성을 명확히 하여 산출되는 RIA 버전의 새로운 서비스 UX(User Experience) 아키텍처이다. 이런 의미에서 시장에서는 UX 아키텍트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고, 주위의 전문 개발 컨설팅 회사나 엔터프라이즈 고객사에서는 본인에게 UX 전문가 소개를 많이 요청하고 있다.
UX, 특히나 RIA에서 UX가 왜 중요한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말씀 드리면, 보통 소프트웨어/서비스 아키텍처를 잡아갈 때, UX를 처음부터 고려하는 프로젝트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처음부터 고려되지 않은 UX로 인해 이미 개발에 들어간 상태에서 UX에 대한 수정이 이루어지고, 그로 인해 다시 전체 아키텍처가 변경되어야 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처음부터 고객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반영한 UX 아키텍처가 그려지지 않았기에, 프로젝트 기간이 늘어나고, M/M 비용이 늘어나고 을/병/정의 위치에 있는 회사들은 서로를 욕하고 결국엔 고객 불만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잘못 설계된 UX로 인해 이전 보다 좋아진 기술이 오히려 사용자를 불편하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아래처럼.
<사진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basial/95868972/>
<사진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chrisnoessel/395894256/>
더군다나 풍부한 사용자 경험으로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RIA 경우 UX는 가장 우선 시 되어야 할 필수 성공 요소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개발자를 위한 RIA 기술 Technical Session이 아닌 고객 대상의 Business Design Session이 우선이다. 비즈니스 디자인을 잡아주는 컨설팅 정도라 할까? UX 아키텍트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시장의 요구에 발맞춰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UX Evangelist라는 업무를 신설하고 현재 적합한 사람을 선별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선 작년 5월부터 Windows Vista 솔루션 빌더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솔루션 파트너 대상으로 Windows Vista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도록 기술 및 마케팅 지원을 하였다. Windows Vista 기술 중에서도 WPF를 가장 강조하였는데, 국내 솔루션 개발 회사 50여 군데가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올 해 2월 8일 Windows Vista 신제품 발표회에서 5개의 우수 솔루션 파트너가 솔루션 전시를 하였다.
관련 기사: 디지털 타임스, MS, '솔루션 빌더' 실시
Windows Vista 솔루션 빌더 프로그램 담당자로써 회고해 보면 많은 솔루션 파트너 업체들이 WPF스러운 WPF 솔루션 구현하기엔 진입 장벽이 있었고, 그 진입 장벽은 WPF라는 신기술에 대한 어색함이 아닌 자사의 솔루션 시나리오에 새로운 UX를 적용할 아키텍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회사 자원을 투자하면서까지 그 벽을 허문 많은 솔루션 파트너께는 격려의 박수를 치고 싶다. 이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죽은 뜨거울 때 먹어야 제 맛이다"
다음 글에는 아무래도 WPF 적용한 국내 ISV 파트너의 리치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국내 최초로 소개해야 될 것 같다. 해당 솔루션 파트너사에서 동의를 한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