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매출이 4억원에 육박하는 작지만 강한 SW업체가 있습니다. 자바서비스컨설팅(이하 JSC)이 주인공입니다. '주특기'는 '애플리케이션 성능관리(APM)' 분야이며, 지난해 35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직원수가 지금 9명이니 1인당 매출이 어림잡아 4억원쯤 된다고 할 수 있지요. '1억만해도 밥값은 한다'는 말이 통하는 국내SW업계 현실을 감안하면 실로 '눈부신 플레이'가 아닐 수 없습니다.

JSC는 APM 시장에서 시만텍코리아, 한국CA 등 기라성같은 외국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JSC를 APM 시장의 '넘버3'쯤으로 생각하실 분들도 있을텐데, 실은 그 반대입니다. JSC는 창업과 함께 거물급 외국업체들을 상대로 '하이킥'을 날렸고 지금은 '국내 APM 시장 1위 업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산 솔루션이 들어가기 어렵기로 소문난 제1금융권 시장도 수시로 드나듭니다.


JSC는 자바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많은 팬을 거느린 이원영 사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이 사장은 LC CNS와 한국IBM을 거쳐 SW경기가 바닥을 치던 2005년초에 JSC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2년만에 시장을 주도하는 SW업체로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국내를 넘어 일본과 미국 시장까지 넘볼 계획이라고 합니다. 인도에는 연구소도 세운다는군요. 자바서비스넷이란 커뮤니티 사이트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척박한 국내SW 산업 환경에서 뒤늦게 창업에 뛰어든 이원영 사장과 단기간에 APM 시장의 리딩 업체로 부상한 JSC 스토리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14일 오후 이원영 사장을 만나 1시간 가량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SW기업 문화와 해외 시장 공략에 관해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고 이 사장이 개발자 출신임을 감안해 인터뷰 끝부분은 개발자와 관련한 주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창업을 결정하게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SW업체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던 상황에서 창업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성능 장애를 진단하는 게 원래 제가 하던 일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웹로직', '톰캣', '티맥스' 솔루션에서 성능장애가 일어나면 기술적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날밤 세워가며 고생하다보니 성능장애를 진단하는 툴이 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됐어요. 그래서 탄생한게 '제니퍼'입니다.제 개인적인 경험이 녹아들어간 제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예전에 아이뉴스24와 가진 인터뷰에서 개발자 출신의 새로운 스타가 나와야 한다고 언급하셨습니다.  흥미로운 발언이었다고 생각되는데, 좀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국내 벤처기업 대부분이 망하잖아요. 경험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기업을 만들기보다는 돈을 벌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 해외로 나가는 국산 소프트웨어가 드문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바 개발자들이 세계 어디다 내놔도 경쟁력이 있어요. 한국 개발자들은 '슈퍼맨'들입니다. 설계부터 마무리까지 만능으로 하는 사람 세계적으로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기업을 만들고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지 않습니다. 안철수씨같은 역할 모델이 있기는 한 데 그 이후에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은 한번 실패하면 그걸로 끝이잖아요. 다시 한다는 게 불가능합니다. 요즘 자바 개발자들이 미래 비전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치고 나가면 힘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회사 목표중 하나가 국내 시장 석권한 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설립해서 다시 한국에 돌아오는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꿈이지만...

▲단기간에 시장 1위 업체로 올라설 수 있었던 비결이라면 어떤게 있을까요?

'제니퍼'는 최초의 APM 솔루션이 아닙니다. JSC가 나서기 전에 이미 '와일리'(지금은 CA로 인수)가 2003년 말에 들어와 2004년에는 수십군데의 레퍼런스를 확보하며 독주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와일리가 한국적 상황에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APM은 이런 것이다'며 제니퍼를 내놓으니 반응이 좋더라구요. 무엇보다 실시간 성능 장애와 장애 원인 분석에서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한게 원인인 듯 합니다. 현재 '제니퍼'는 누적 고객수가 100개가 넘습니다. 지난해에만 65개의 고객을 확보했고 제1금융권에서도 CA와 시만텍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35억원이었습니다. 9명으로 이정도 매출을 올리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인원대비 매출이 많은 편입니다. 인원을 적게 가져가는 이유는 영업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해결하고 JSC는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하면 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현재 아이티플러스 등 8개 협력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기술 지원과 영업을 아웃소싱하고 있습니다. 해외로 나갈려면 이런 조직 구조가 필요하다고 봐요.

▲해외 시장 공략도 준비중인가 보군요.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지난해 9월 일본지사를 설립했습니다. 설립한 뒤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이제 가시적인 결과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한달안에 계약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요. 한국에서 개발된 솔루션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려면 체질개선이 필요합니다. 이에 인도에 연구소를 하나 세울 계획입니다. 인도 인력들도 채용할 거구요. 미국 시장도 본격적으로 두드릴 것입니다. 5월 8일 열리는 자바원컨퍼런스에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제니퍼가 출품됩니다. 자바원 컨퍼런스를 기점으로 미국 지사 설립과 채널사 발굴에 나설 계획입니다. 지금 글로벌 기업에 맞도록 전환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초기에는 개발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오픈소스SW에 참여하는 사람이 별로 없잖아요?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데 한국 매니저들은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결국은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고집을 부려야만 솔루션이 나올수 밖에 없어요. JSC의 APM 솔루션 '제니퍼'는 이렇게해서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개발의 대부분을 JSC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커뮤니티에서 도와주고 있습니다.

▲ 커뮤니티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오픈소스SW와 비슷한 점도 있습니다. 제니퍼를 오픈소스SW 모델로 전환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비즈니스 차원에서 오픈소스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커뮤니티를 통해 함께 모듈을 개발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는 조건없는 참여잖아요? 커뮤니티와 비즈니스 모델은 구분하려고 합니다. 2000년초에 자바 커뮤니티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몇개 없어요. 그리고 대부분 한글입니다. 때문에 일본과 중국과의 교류가 없습니다. 그래서 숙원사업을 하나 생각하게 됐습니다. 다국어를 지원하는 커뮤니티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일본에서 접속하면 일본어로, 중국에서 접속하면 중국어로 보여질 수 있잖아요. 누구나 들어와서 자신만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습니다. 다국어를 제공해 해외 시장으로 나가는데 기여하고 싶구요. 현재 외주 용역을 줘서 이런 서비스를 개발중입니다. 개발자들에게 특화된 블로그 서비스라고 보셔도 됩니다. 한달안에 베타판이 나올 예정인데, 개발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영리를 추구할 생각은 없어요.

▲ 자바서비스넷이란 커뮤니티가 나오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98년 당시 LG EDS(現 LC CNS)에 근무할때 사내에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자바서비스란 도메인을 개인적으로 만들었습니다. 한국IBM으로 옮긴 2000년부터 본격적인 웹사이트로 바꿨는데, 사람들한테 반향을 일으켰지요. 저는 JCO 초창기 멤버입니다. 한국IBM에 와서도 웹스피어 기술 지원하면서 알고 있는 것들을 정보로 올렸습니다. 비즈니스 모델과 커뮤니티는 엄격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하셨지만 요즘 개발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힘듭니다. 그런데 너무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과거를 보면 순간순간 단 하루도 버릴게 없었습니다. LGCNS 있을때도 배움의 과정이었고 한국IBM에서는 글로벌 기업 프로세스, 기술 지원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2000년도에 자바 개발자가 많이 양산됐습니다. 그러나 3~4년이 지나면서 연봉이나 만족도가 높지 않자 이 사람들이 상당 부분 떠났어요. 기업들은 실력있는 사람을 분간하지 못하는데다 충분한 보수를 주지 않고 고용하려는 관행이 있는 듯 합니다. 양극화도 심한 편입니다. 대우가 좋은데로 몰려가는 현상이 강합니다. 이걸 해결하려면 회사는 개발자들한테 경제적으로 정당한 대우를 해줘야 합니다. 현재대비 30~50%는 더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능력에 따른 차별도 주고 끌어주는 선후배 관계도 좀 조직적으로 만들어주고...개발자의 최대 특징은 자유로움입니다. 오픈된 공간에서 간섭하고 하는 것은 개발자들에게 압력을 주는 겁니다. 개발자들도 스스로 PR를 잘할 필요가 있어요. 보수도 정당하게 요구하고...

▲말씀을 듣다보니 JSC의 복지는 어느정도인지 궁금합니다.

근무 시간이 자유로운 편입니다. 또 가급적 수평적 조직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서로의 역할만이 존재하고 그것을 얼마나 하느냐는 그 사람의 몫입니다. 경비 지원도 가급적 많이 해주려 하고 있습니다. 도서 구입비는 물론 헬스나 골프 등 건강과 취미생활 활동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어학공부도 전액 지원합니다. 이와함께 주5일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같은 작은 조직이 큰 기업처럼 딱딱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따면 결국은 남들하는 만큼 밖에 못합니다. 고성장을 위해서는 다른 기업문화가 필요하다고 봐요.

▲ 앞으로 더 성장하다보면 거대 IT기업들로부터 인수합병(M&A) 제안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M&A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요?

와일리가 CA에 인수된 금액이 3억7천만달러 정도입니다 제가 봤을때는 이정도 규모가 될때까지는 회사를 성장시키는게 1차 목표입니다. 그 다음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모습이 있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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