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연구소가 7일 오후 온라인 PC캐어 서비스 '빛자루' 클로즈베타에 참여했던 블로거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은밀하게(?) 준비해온 웹2.0 기반 인터넷 서비스 2종을 공개했다. 보안 관련 서비스가 아니다. 하나는 딕닷컴과 유사한 미디어 서비스 '펌핏'이고 또 하는 오픈ID 인증 서비스 'ID테일'이다.
인터넷 보안의 대명사격인 안연구소가 순수 웹2.0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매우 놀랄만한 일이다. 언론사 기자들 좀 바빠질 것 같다. 스트레이트에 박스기사까지 하나써도 될만한 감이다.

우선 펌핏(pumfit)부터 살펴보자. 이 서비스가 공개된 것은 지난 3월26일. 펌핏은 좋은 글을 수면위로 퍼올린다는 의미란다. 즐거운 미디어펌프를 지향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와 가벼운 토론 플랫폼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는데, 겉으로 비춰지는 이미지는 '안철수판 딕닷컴'이다.
주요 기능은 글올리기, 나눠보기, 추천하기, 토론하기, 나의글관리, 댓글 매니저 등. 이중 댓글매니저는 어떤 사이트에 댓글을 남겼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안연구소에서 나름대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두달안에 오픈ID 로그인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ID테일'은 지난 4월2일 문을 연 오픈ID 인증 서비스다. 오픈ID란 동일한 ID로 다양한 웹사이트를 자유롭게 로그인 할 수 있는 통합 인증 기술로 요즘 국내외 인터넷 업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안연구소에 앞서 엔씨소프트 오픈마루 스튜디오 에서 올초 '마이아이디넷'이란 오픈ID 서비스를 선보였고, 최근에는 이니텍도 '아이디피아'란 이름으로 서비스에 들어간 상황이다. 성격은 비슷하지만 추구하는 바는 각자 다르다는 게 안연구소 설명이다. 해외서도 아메리카온라인(AOL), 딕닷컴 등이 오픈ID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안연구소가 ID테일로 노리는 것은 아이텐티티 플랫폼이다. 아이텐티티 관련 명성을 관리하고 개인들이 인터넷에서 쓰는 아이디들과 그것들이 남긴 발자취들을 보여주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펌핏과 ID테일은 지난해 11월 발족된 안연구소 사내벤처 고슴도치플러스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고슴도치플러스는 기존 보안 사업이 아니라 웹2.0 시대에 신뢰에 기반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질문 하나. 안연구소는 이거 왜 하는것인가?
고슴도치플러스 관계자는 "비록 돈이 안되고 손해를 보더라도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신뢰 기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임무"라고 밝혔지만 이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ID테일이야 보안과 무관하다 할 수 없으니 '그럴만 하다' 싶지만 펌핏의 경우 사실상 "안연구소가 인터넷 사업의 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밝혔듯 고슴도치플러스는 안연구소의 사내벤처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분사까지 염두해 뒀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안연구소는 펌핏과 ID테일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그러나 외부 시선은 안연구소 의도대로 흘러갈 것 같지는 않다. 확대해석이 될 만한 다양한 말들이 언론과 블로고스피어를 뜨겁게 달구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