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뮤지션'을 꿈꾸는 이들에게 현실은 가혹하다. 넓은 연주실과 값비싼 악기, 게다가 완벽한 방음장치까지. 지갑은 얇은데 갖춰야 할 장비는 왜 그리 많은지…. 갓 음악계에 입문한 초보자에겐 쉽사리 엄두가 나지 않는 요구조건들이다.
지나치게 엄숙해지거나 진지해지지 말자. 가볍게 즐기는 거야. 여기 컴퓨터 USB에 연결해 쓰는 디지털 뮤직라이프를 소개한다.
드림치키의 'USB 드럼세트'는 6개의 패드로 구성된 전자드럼이다. 쓰지 않을 때는 둘둘 말아 가방에 넣어뒀다 필요할 때 꺼내 PC의 USB 포트에 연결해 쓰면 된다. 6개의 패드는 아프리카 음악, 재즈, 록 등 각기 독특한 소리들이 설정돼 있다. 한 가지 소리만으로 연주하거나, 자신에게 맞는 음색이나 템포를 직접 조정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자신만의 트랙을 만든 다음 e메일로 친구나 지인에게 선물로 보내면 어떨까. 윈도XP와 윈도2000에서 사용 가능하며, 4월말께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30달러. 드림치키는 8월말께 패드수를 늘린 업그레이드 버전을 45달러에 선보일 예정이다.
USB 드럼만으로 아쉽다면, 드림치키가 내놓은 USB 피아노에도 눈을 돌려보자. USB 피아노 역시 별도의 전원 없이 USB에 연결해 쓰는 디지털 악기다. USB 드럼처럼 둘둘 말 수 있는 61개의 건반으로 구성돼 있다. 8개의 타악기와 120개의 다른 악기소리를 표현할 수 있으며, 6가지 음색과 100여가지 리듬을 내장하고 있다. 최저 40에서 최고 208비트까지 속도 조절이 가능하며 비브라토나 포르타멘토같은 연주기법도 낼 수 있다. 크기는 760×160×5mm(가로×세로×두께)에 무게는 636g이다. 가격은 45달러.
파워풀하고 격정적인 록음악 연주를 꿈꾸신다고? 디지털 악기 전문업체 베링거가 지난해 3월 출시한 아이액스(iAxe) 시리즈는 어떠실지. 아이액스는 USB에 꽂아 쓰는 전자기타다. 목 부분은 단풍
나무로 제작해 전자기타의 차가운 느낌을 덜어주고 내구성도 높였다. USB로 PC에 연결하면 별도의 장비 없이 PC를 앰프 겸 녹음시스템으로 쓰도록 설계됐다. 트랙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초보 연주자 교육용이나 실습용으로 제격이다. 멀티트랙 녹음 및 편집기능을 제공하며, 내장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다양한 사운드를 재합성할 수 있다. 소음 때문에 이웃집이 항의할까 걱정된다면, 본체에 헤드폰을 꽂고 나홀로 연주를 감상하면 된다. 커다란 스피커나 긴 페달 덱은 던져버리자. 윈도와 매킨토시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다. 일반 앰프에 연결해 써도 된다. 가격은 180~220달러.
연주에 딱히 재능이 없다면, 아예 DJ로 나서보는 것도 괜찮겠다. 옛 음악다방에서 청춘기를 보낸 중년 음악팬들이라면, USB 턴테이블이 제대로 추억을 되살려줄 것이다. USB 턴테이블은 낡은 LP판을 MP3 음악으로 변환해주는 디지털 도우미다. 내장 SW를 실행시키고 LP판을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재생하면 음악이 자동으로 PC에 녹음되는데, 이를 MP3로 출력하면 PC나 MP3 플레이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아이온오디오의 'iTTUSB'나 뉴마크의 'TTUSB' 등이 대표 제품이다. 가격은 150~170달러 수준.
머리가 지끈거리고 피로가 몰려올 때 즉석에서 신나는 드럼연주로 스트레스를 풀어보면 어떨까. 일하거나 공부하다 잠깐 쉬는 시간이면 충분하다. 경쾌한 피아노 연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흥겨운 록연주는 USB 전자기타가 책임진다. 신명나는 DJ의 음악여행에 동참해도 좋다. 연주실도 필요 없다. 전원이 없는 야외 나들이에서도 문제없다. PC만 있으면 준비 끝이다. 모든 음악은 USB로 通하느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