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삼성 등 공룡기업들이 '온라인 음악 시장'의 황제 애플에 야심찬 도전장을 던진지 오래다. 그러나 아직까지 판세가 뒤바뀔 조짐은 엿보이지 않고 있다. 애플은 여전이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고 온라인 음악 시장서도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MP3플레이어 소매 시장에서 애플 점유율은 무려 73.7%에 달했다. 2위는 샌디스크였는데 점유율은 고작 9%에 불과했다. 지난해 '준'(Zune)을 앞세워 자신만만하게 도전장을 던진 MS는 2.3%의 점유율로 4위에 올라 있다.
애플과의 싸움에서 밀리기는 야후도 마찬가지. 야후는 그동안 애플 온라인 음악 서비스 '아이튠스'를 상대로 가격 전쟁까지 선포해봤지만 판을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사용자들은 어지간해서는 애플 아이팟과 아이튠스로 이어지는 '환상의 조합'을 떠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야후가 타도 애플을 위해 또 한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에는 연합군 전략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야후는 샌디스크, 징시스템스 등과 함께 무선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MP3플레이어 산사 커넥트를 선보였다.
A New Wireless Player Hopes to Challenge iPod
산사 커넥트 가격은 250달러. 야후 온라인 음악 서비스는 물론 플리커 등 다른 야후 서비스들과도 연계돼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와이파이(Wi-Fi) 네트워크가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야후 음악 서비스에 가서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대로 가져다 들을 수 있다는 것.
야후 연합군이 애플 아이팟과 가장 큰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아이팟은 모바일 다운로드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다. MS '준'(Zune) MP3플레이어는 무선상에서 음악을 공유할 수만 있지 다운로드는 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테크크런치는 가입자 기반 음악 서비스를 선호하고 무제한으로 음악을 듣는데 한달에 15달러 정도를 낼 의사가 있는 사람들에게 '산사 커넥트'는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사 커넥트와 야후 서비스들과의 긴밀한 연계는 신생 업체 징시스템스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징시스템스는 전직 애플 고위 경영자가 공동 설립자로 참여하고 있다. 징시스템스는 야후산사 커넥트가 MP3를 가져본적이 없는 사람들과 애플 아이팟 사용자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자고로 아마존 방식으로는 아마존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미투(me-too) 전략'으로는 애플을 따라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면 애플과 차별화를 앞세운 야후의 접근 방식을 그리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길가다가 어떤 노래가 너무너무 듣고 싶은데, MP3플레이어에는 저장돼 있지 않아 아쉬워하는 사용자들에게 산사 커넥트는 나름대로 매력적인 제품이 될 수 있다.
근데 이런 사용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또 아이팟을 잘쓰고 있는데, 무선 기능 하나 때문에 산사 커넥트로 바꾸려할까?
두고봐야겠지만 야후 연합군이 들고나온 차별화 포인트가 애플을 뒤흔들만한 중량감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MP3플레이어를 쓰고 있는 습관에 기반한 판단이기는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