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게 될 2007년.

융합이란 표현이 다소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는 그 의미가 서로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것이 합쳐진다는 것으로는 사실 이 현상을 표현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마치 하나의 광물을 녹여 다른 광물과 섞는 과정과 비슷할 듯 싶다.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첨예한 대립, 공중파, 케이블, 위성을 기반으로 한 PP(프로그램제공사업자), SO(지역송출중계사업자) 등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가운데 난항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감지하고서도 이성적으로 내려지는 판단은 역시 "초고속 통신망을 이용한 새로운 미디어의 탄생"이라는 사실이다.

그것이 어떤 주무 관청에서 관할하게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 이정표는 바뀌기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미디어는 과연 어떤 모습일 것인가?

신문이라 일컫는 것, 방송이라 일컫는 것, 인터넷이라 불리우는 것,

사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들이 지금까지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써 명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이것들을 모두 포함한 새로운 미디어가 탄생할 것이다. 그것은 신문이면서 방송을 하고, 상대방과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는 미디어인 것이다.

지난 주 토요일 태터툴즈 캠프가 역삼동에서 있었다.

정보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블로그를 이용한 새로운 사회의 가능성과 설치형 블로그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태터툴즈는 그 자체가 새로운 미디어의 탄생이자 실험의 무대였다.

태터툴즈가 더이상 툴(Tool)로써의 이름이 아닌 프로젝트로써의 의미로 사용될 것임을 이 날 발표하였고, 지금까지와는 다른(블로그라 불리우기 어려운?)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는 S2프로젝트를 공개하였다.

방송분야는 어떨까?

영국의 BBC는 그동안 공영방송으로써 유지해 오던 방송편성을 과감히 탈피하고 개방형 채널로써의 새로운 시도를 이미 시작했다. (쇼피디님의 글 참조)

또한 필자가 속한 시민채널은 다소 오래된 퍼블릭 엑세스라는 개념의 참여형 방송을 지향하고 있으며, 위성과 케이블을 통해 기본적으로 그들이 만들고 그들이 소비하는 선순환 구조의 시청행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 90년대 말부터 시작된 Tivo프로젝트는 이미 방송 편성에 의한 일방적 시청행태가 무너지고 있음을 시사하였고, 가시적으로 시청자가 직접 여러 방송국의 컨텐츠를 골라 볼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졌다. 

국내에서는 하나TV를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겠고, 곰TV 또한 방송국이 아닌 컨텐츠 중심의 시청 소비권한을 시청자에게 넘겨준 새로운 미디어라 볼 수 있겠다.

자... 이러한 상황에서 향 후 5년내에 과연 어떤 세상이 올 것인가?

신문과 방송, 그리고 통신이 결합된 새로운 미디어, 그것이 미디어의 새로운 시장을 만들게 되지는 않을까?

태터툴즈의 S2프로젝트가 어떤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매스 저널리즘의 기능이 무력화되고 있는 지금, 그것은 어쩌면 신문, 방송, 통신을 결합한 1인 미디어를 완성짓는 어떤 것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 한다.

기술의 발달로 유비쿼터스 시대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될 지 모르지만,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1인 미디어 기술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새로운 빅뱅을 가지고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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