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은행과 한국IBM이 중소기업(SMB) 정보화 시장 공략을 위해 손을 잡았다. 기업은행 기업자금관리(CMS) 솔루션 '이브랜치'(e-branch)와 한국IBM이 제공하는 SAP 온디맨드 전사적자원관리(ERP) 제품을 묶어 SMB 시장을 파고든다는게 골자다.
기업은행(은행장 강권석)과 한국IBM(대표 이휘성)은 23일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CMS 및 IT 혁신을 위한 전략적 업무제휴 조인식을 갖고 SMB 공동사업을 위한 협력과 지원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사 협력은 대형 은행과 굴지의 IT업체간 사업 제휴라는 것과 터질듯 하면서도 터지지 않은 온디맨드 ERP의 SMB 시장 출사표란 점에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업은행과 한국IBM은 이번 제휴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용되던 기업은행 이브랜치와 IBM ERP 온디맨드 서비스를 연계하는 통합시스템 개발해 상반기안에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방침. 개발이 완료되면 ERP와 CMS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게 돼 중소기업들은 업무 프로세스 단순화와 자동화를 실현,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게 양사 설명이다. 필요할 경우 금융지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은행의 이경준 수석부행장은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1만3천여개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이브랜치를 글로벌 기준에 부합되는 SAP 온디맨드 ERP와 연계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은 저렴한 비용과 적은 인력으로도 IT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서비스로 제공되는 모델은 '미완의 대기'였다. 열릴듯 하면서도 열리지 않았던게 바로 이 시장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아웃소싱에 거부감이 덜한 세일즈포스닷컴 CRM 서비스 등과 달리 ERP를 온디맨드 방식으로 쓴다는 것은 넘아야할 장벽이 많아 보인다. 이에 한국IBM은 유연한 접근을 해나가기로 했다. 시스템을 외부에 두느냐 아니면 한국IBM에 맡기느냐는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은행과 한국IBM의 협력은 최근들어 중소기업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는 SAP와 국내 ERP 업체간 경쟁판도에도 변수가 될 듯 하다. 거대한 중소기업 고객 집단을 거느린 기업은행이 뒤를 받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은행 이경준 부행장은 "기존 ERP에는 자금관리 기능이 빠져 있다"면서 "IBM과의 협력으로 제공되는 CMS와 ERP 통합 서비스는 중소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이 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중소기업이란 거대한 롱테일을 잡기 위한 기업은행과 한국IBM의 이번 협력이 업계 판도에 어떤 변화를 몰고올지 주목되는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