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 고딘은 ‘광고는 죽었다’라는 컨셉으로 <보랏빛 소가 온다>(재인. 2004)에서 다음과 같은 요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수많은 광고의 홍수는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그 효과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한다. 광고는 더 이상 제품을 홍보하거나 PR하는 수단이 되지 못한다. 평범한 제품을 만들고 수많은 돈을 광고에 투입하기 보다는, 차라리 사람들의 관심과 눈을 끌만한 리마커블한 제품을 만들어라, 그러면 성공한다.”

이 책은 ‘소비자 만족의 심리학’에 관한 책이라고 합니다. 출판사는 책 소개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객관적인 ‘필요’보다 비합리적인 ‘욕구’에 의해 소비자의 선택이 좌우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제품에 관한 사실적인 정보만을 제공하는 마케팅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제품의 ‘스토리’가 만들어내는 ‘좋은 느낌’이다. 복잡하고 냉소적인 현대사회에서 ‘스토리’는 이 세상을 좀 더 쉽게 이해하도록 해주는 하나의 지름길이다.”
본문에서 소개하고 있는 하나의 사례를 볼까요?
"알리사는 생수를 한 병 사려고 한다. 목이 말라서가 아니다. 미국 어디를 가도 목마름 정도는 공짜로 해결할 수 있다. 진짜로 원하는 (필요한 것이 아닌) 것은 간편함이나 마음의 평화, 또는 피지나 탄자니아에서 나온 물을 손에 들고 있다는 만족감이다. 그녀가 생수를 사는 이유는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이끌어 냅니다.
"복합적인 스토리는 모든 종류의 인지행위를 포함하고 있다. 사람들이 쇼핑할 때 그 장소와 거래 방식, 주변의 소음, 배경음악, 조명 같은 요소들은 적어도 제품 그 자제만큼이나 의미가 있다."
우리가 흔히 맛집이라는 곳에 가보면, 생각만큼 그리 유명한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추천으로 잔뜩 기대하면서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이기도 하겠지만, 별 맛은 없지만, 그 집의 독특한 분위기라든가, 30분이나 기다려야 하는 유명한 집이라는 후광효과(Halo Effect) 때문이기도 한 듯합니다.
예전에는 맛집으로 소문날 만큼 맛있는 집이었는지 모르지만, 사실 지금은 맛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맛집’이었다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는 집이라는 사실이 그 집을 맛집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요. 일부 미식가들로부터 전파된 이미지는 이제 웬만한 사람들에게까지도 알려지고, 유명한 ‘맛집’이란 그 브랜드가 스스로 자가발전을 통해 자신만의 아성을 구축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결국 마케터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뛰어난 기능이나 품질보다는 소비자들에게 자신만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