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월드> 4월23일자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5월10일 열릴 연례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생산될 애플 제품에 유해화학물을 쓰지 않겠다는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결의안은 보스톤 소재 사회책임투자 전문기관인 트릴리움 애셋 매니지먼트에 의해 작성됐다. 결의안이 통과되면 애플은 주주총회 6개월 안에 별도의 보고서를 이사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 보고서에서 애플은 체내축적성 중금속과 브롬계 난연재, PVC 등의 유독물질을 제거한 제품을 어떻게 만들지를 제시해야 한다.
물론 애플도 자체의 환경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그렇지만 애플의 전력을 보면 썩 믿음이 가지는 않는다. 애플은 지난해 6월, EU의 전기전자제품 유해물질 사용제한지침(RoHS)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e맥'과 '에어포트' 등 일부 제품의 유럽지역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데스크톱PC인 e맥은 결국 수출을 포기해야 했고, 무선랜 AP인 에어포트는 RoHS 기준에 맞게 부품을 교체하고야 수출이 재개됐다.
환경단체의 눈길이 고울 리 없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대표적인 '애플 저격수'였다. 그린피스는 아예 그린 마이 애플이란 온라인 캠페인 사이트까지 만들어 애플이 보다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하도록 집요하게 요구했다. 그린피스가 해마다 전세계 14개 전자제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발표하는 '친환경 전자업체 가이드'(Guide to Greener Electronics)에서도 꼴찌는 늘 애플 차지였다. 올해 4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는 레노버가 10점 만점에 8점으로 1등을 차지한 반면, 애플은 고작 2.7점에 불과했다.
맷집 좋은 애플도 쉴 틈 없는 소나기잽은 견뎌낼 수 없었을까. 썩은 살점을 도려내고 푸른 사과로 변신하려는 애플의 노력이 시작됐다. 지난해 4월에는 무료 PC 재활용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한편, 전세계 모든 애플 제품을 RoHS 기준에 맞춰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첫 적용대상은 5세대 아이팟인 '아이팟 나노'와 '아이팟 셔플'이었고, 애플은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오는 5월, 애플은 주주총회를 통해 '그린애플'로 공식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환경정책에서도 '혁신'을 약속하는 애플의 모습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