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까지만 해도 "도대체 RIA가 뭐야?"라는 말을 하던 나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디가서 RIA가 뭐냐고 물어보면 시치미 뚝 떼고 "RIA란 말이지, 새로운 웹환경인데..."하며 아는척할 수 있는 수준은 됐다. 한꺼풀 벗겨보면 금새 탄로날 지식이건만 그런대로 유용하게 써먹고 다닌다.^^
조금 알고 나니 RIA 시장이 더욱 흥미로워진다. 특히 내로라 하는 업체들이 너도나도 RIA를 하겠다며 달려들고 있으니 흥행성은 더욱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어도비시스템즈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거물급 업체들이 대거 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A)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미래 전략으로 봤을때 차세대 웹기술로 통하는 RIA에 뭔가가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웹과 데스크톱의 융합…RIA발 '빅뱅'을 논하다
RIA 열기는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국내서도 RIA 주도권 경쟁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어도비와 한국MS는 이미 웹에이전시 업체들을 상대로 RIA 기술 확산 경쟁에 들어간 상황이다. 플래시를 앞세워 선발주자 이미지를 굳힌 한국어도비를 향해 'SW제국' 한국MS가 맹공을 퍼붓고 있는 형국이다. 상대가 상대인 만큼 어도비 입장에서 MS의 공세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자바 개발자들을 겨냥해 내놓은 플래시 개발 플랫폼 플렉스 소스코드를 공개하기로 한 것도 MS의 도전을 의식한 행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한국어도비는 하반기 새로운 RIA 기술 아폴로 최종판도 공개한다. 이에 따라 한국어도비와 한국MS간 사활건 승부는 하반기를 기점으로 더욱 격렬해질 가능성이 높다.
RIA 경쟁은 어도비와 MS만의 잔치인가?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래보였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자바를 앞세워 RIA 시장에 공식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썬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자바원 컨퍼런스에서 자바FX스크립트란 RIA 기술을 선보였다. 자세한 스펙이 공개되지 않았는데도 언론들의 관심이 꽤 높다. 썬, RIA 시장에 우리도 있소이다!
분위기만 놓고 보면 자바FX 스크립트는 어도비 플래시, MS 실버라이트, 아작스에 이어 RIA 주도권 게임에 가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나단 슈워츠 썬 CEO는 어도비 플래시와 해볼만하다는 입장까지 밝힌 상황이다. Schwartz: Java FX can take on Flash
구글이 자사 웹기술에 적용하면서 관심을 받은 아작스도 RIA 시대 '대권주자'중 하나다. 하지만 만나본 개발자들에 따르면 아작스를 갖고 구글처럼 하기는 정말로 쉽지 않다고 한다. 아작스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들도 꽤 있다. 이에 따라 아작스가 플래시와 실버라이트 그리고 자바FX 스크립트의 공세를 뿌리치고 독자적인 기반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웹2.0시대, SW개발주기를 앞당겨야 살아남는다"
RIA에 차세대웹이란 꼬리표가 붙은 이유는 RIA를 도입할 경우 웹의 성격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데스크톱이 갖고 있던 인터렉티브 기능이 웹과 결합돼 사용자들의 경험에 많은 변화를 몰고오게 된다. 금융, 미디어, 전자상거래 등 RIA가 파고들지 못할 영역은 없다. 거물급 업체들이 RIA 시장으로 몰려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판이 큰 분야인 것이다.
RIA가 전략적 요충지인 만큼, 관련 업계가 쏟아부을 총알은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기싸움에서 밀리면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MS의 총공세를 어도비가 어떤 전략과 전술로 방어할지와 자바FX스크립트를 앞세운 썬이 언제쯤 '대항마' 자격증을 딸 수 있을지가 너무너무 궁금하다.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RIA 시장의 판이 어떻게 짜여질지 지켜보는 것은 구경꾼 입장에서 피할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