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보안 시장을 둘러싼 거물급 업체간 경쟁에 화려한 서막이 올랐다. 현재까지는 국내 최강 안철수연구소와 세계 최강 시만텍간 2파전 구도다.
안철수연구소는 14일 통합PC캐어 서비스 빛자루 유료화를 공식 선언했고 시만텍코리아는 하루뒤 올인원 PC보안 솔루션 '노턴360'을 발표, 안연구소에 맞불을 놨다.
지금의 2파전은 하반기 3파전 양상으로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빛자루와 유사한 방식의 온라인 보안 서비스 '원캐어'를 앞세운 'SW제국'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의 출사표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안연구소-시만텍-한국MS로 대표되는 '별들의 전쟁'을 둘러싼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국내에서 만큼은 그 어떤 도전도 허락치 않았던 안연구소가 이번에도 시만텍과 한국MS의 견제를 뿌리치고 리더십을 이어나갈 수 있겠느냐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개인 사용자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유료 모델이 '별들의 전쟁'으로 얼마나 달라지겠느냐 하는 것이다.
빛자루와 노턴360 그리고 원캐어

빛자루는 바이러스와 스파이웨어 차단, 개인정보보호, 액티브X 등 불필요한 프로그램인 그레이웨어에 대한 선택적 삭제, PC최적화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다. 유해 웹페이지 차단, 백업 서비스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무료인 빛자루 프리와 유료인 빛자루 파워로 나눠지는데, 유료 버전은 1주일, 1개월, 1년 단위의 과금 방식중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각각 2천200원, 6천50원, 2만7천500원이다.
안연구소와 경쟁이 불가피한 시만텍 '노턴360'은 빛자루와 비슷하면서도 DNA가 다른 제품이다. 빛자루는 온라인 서비스를 표방하는 반면 노턴360은 설치형 SW를 지향하고 있다. 제공되는 기능에서도 약간 차이가 있다.

시만텍은 15일 노턴360 발표 간담회에서 PC보안보다는 개인정보&온라인 거래 보호, 백업 및 PC성능 최적화 기능을 강조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피싱과 같은 온라인 거래 보안 위협을 어떻게 차단하는지 또 노턴360을 활용해 PC에 있는 정보를 2GB까지 온라인 스토리지에 무료로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을 시연까지 해가며 거듭 강조했다. 유해 사이트 차단과 온라인 백업 기능이 아직 장착되지 않은 빛자루와 차별화시키려는 의지가 진하게 묻어나오는 순간이었다. 노턴360 제품 소개는 블로터닷넷 자료실 참조
이에 대해 안연구소의 황미경 차장은 "7월에는 유해 사이트 차단(피싱 방지 포함)과 백업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며 기능에서 노턴360에 뒤질게 없다고 못밖았다.
노턴360은 가격에서는 비싼 편이다. 연간 7만2천원이다. 같은 기간 2만7천500원인 빛자루와 비교하면 높게 책정됐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시만텍코리아는 "PC보안을 넘어선 기능이 있고, 피싱 방지 기능에서도 누구랑 붙어도 자신있다"면서 가격보다는 성능에 무게를 실었다.
또 하나의 '대마' MS '원캐어'는 아직까지 한국판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하반기쯤이란 말이 나오고 있을 뿐이다. 구체적인 가격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 그러나 한국MS는 경쟁력 있는 가격이 될 것이란 점은 분명히 하고 있다. 최소한 빛자루와 가격으로 붙어볼만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원캐어의 기능은 안연구소가 그리는 그림에 가깝다. 한번 구매하면 3대의 PC까지 설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빛자루, 노턴360과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
유료 보안 시장, 자리잡을 수 있을까?
빛자루와 노턴360 그리고 원캐어는 모두 기업보다는 B2C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유료 보안 제품이 잘 안팔리는 불모지같은게 바로 B2C 시장이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이 유료 모델이 파고들기는 만만치 않은 곳이다. 그런대로 괜찮은 무료 보안 제품도 넘쳐나고 있다. 안연구소가 V3 불법복제 사용자를 약 700만명선으로 추산하고 있다는 것은 보안 제품 구입에 인색한 사용자수가 그만큼 많다는것에 다름아니다. 개인용 보안 서비스, 무료대세론 탔다
이를 감안하면 안연구소를 필두로한 거물급 업체들의 유료 B2C 보안 시장 공략은 만만치 않은 작전이 될 수 있다. 작전이 뜻대로 먹혀들지는 미지수란 얘기다. 그러나 해당 업체들은 "해볼만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의미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단다.
시만텍코리아의 변진석 보안사업 총괄 담당 전무는 "개인 사용자들 사이에서 불법복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점점 바뀌고 있다"면서 "서비스 형태로 시장 환경이 바뀌는 만큼 한국서도 사용자들의 성향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연구소도 '빛자루파워' 매출 목표를 비교적 높게 잡았다. 올해만 70억원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안연구소의 황미경 차장은 "11일 유료화를 시행했는데 출발이 좋은 편이다"면서 "많은 V3 패키지 불법 복제 사용자들이 합법적인 '빛자루 프리'로 넘어오고 있다. 이들중 상당수가 유료로 전환, 시장 형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척박한 국내 개인용 보안 시장은 지금 안연구소-시만텍-한국MS로 이어지는 거물급 업체들의 행보로 볼거리가 늘고 있다. 흥행성이 과거보다 확실히 높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시장이 어떻게 화답할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