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검색을 표방하는 검색 서비스 나루가 지난 15일 블로고스피어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네이버가 들었다놨다하는 검색 시장을 상대로 "블로그검색 만큼은 우리가 최고다"라는 것을 기치로 내건 전문 검색 서비스가 등장한 것입니다.
특정 분야에 집중된 검색 엔진을 버티컬(vertical) 검색이라 부른다는군요. 미국의 경우 분야별로 버티컬 검색 업체가 다수 활동중으로 개중에는 대형 인터넷 업체에 인수되는 곳도 있습니다. 블로그 검색 분야에선 테크노라티라는 업체가 맹위를 떨치고 있지요.
반면 우리나라는 버티컬 검색 엔진이 활동할만한 공간이 적었던게 사실입니다. 한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통합검색 스타일에 사용자들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나루가 과연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질문도 던지게 됩니다. '블로그 검색으로 독자적인 시장을 만들고 수익까지 올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거죠.
결론은 블로그 검색 다운 검색이 되어야만 성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네이버나 올블로그 검색과 비슷하다면 사용자들을 유혹할 명분은 사라질수 밖에 없습니다.
이같은 생각을 품고 지난 21일 나루 서비스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온네트 김영훈 이사를 찾아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김영훈 이사는 나루에 대해 블로그 검색 다운 블로그 검색을 표방하고 있으며, 연말쯤에는 사용자들이 '다른데와 확실히 다르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다음은 김영훈 이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서비스가 오픈되고 사용자들 사이에서 다소 비판적인 의견이 있습니다. 안정성 문제도 거론되는 것 같은데요.
지난 15일 오픈을 했는데요, 서두른감이 있습니다. 사실 계획대로 움직이지 못했거든요. 많은 분들이 클로즈베타라도 해달라는 말씀을 하셔서 클로즈베타라는 생각으로 일단 오픈을 한 겁니다. 트래픽에도 문제가 있었고 검색 결과도 틀리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사실 트래픽 문제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거에요. 예상보다 10배가 넘은 사람들이 들어왔습니다. 사이트에서 이벤트 공지를 한 것과 블로그를 통해 알렸던 것 뿐인데, 생각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방문을 했던 것 같습니다. 드러난 문제점은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능도 점점 추가될 거구요.
블로그 검색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블로그 검색이 독자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 않습니까?
네이버의 성장이 정체된 것은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으로 봅니다. 뉴스외에는 새로운 콘텐츠를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으니까요. 그러나 블로그에서는 끊임없이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절대적인 양이 부족해서 그렇지 검색 공간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봐요. 이런 가운데 구글이나 네이버가 제공하는 블로그 검색은 차별화된 무언가가 없습니다. 블로그 검색은 웹검색과 다르게 가져갈 수 있는 특징들이 있거든요. 이를 발굴한다면 버티컬 영역에서 포지셔닝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일본 시장 진출도 고려했구요. 나루를 통해 지금 당장 뭔가를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3년정도 지나면 커질 것으로 봐요.
저도 나루를 써봤습니다만 전문가가 아니어서인지 눈에 확 띄는 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네이버나 올블로그 검색과 비교해 나루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텐션'(Attention)입니다. 남들이 많이 본 것, 많이 구독하는 것, 클릭을 많이 한 것은 좋은 콘텐츠로 보는거죠. 이것을 검색 결과에 반영시키는 겁니다. 하루에 5천명 방문하는 블로거와 1천명 방문하는 블로그 랭킹은 다르게 가져가겠다는 얘기입니다. 어텐션 측정은 온네트가 제공하는 RSS리더기 피쉬(Fish)사용자들의 활동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태터툴즈 등 설치형 블로거들도 참여할 수 있는 플러그인을 곧 배포할 거에요.
예전에는 홈페이지 만들면 야후에 등록하고 그랬잖아요? 블로그도 마찬가지입니다. 블로그 만들면 나루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거죠. 아직은 질높은 검색 결과를 담보할 수 있는 커버리지를 확보하지는 못했습니다. IT분야에 콘텐츠가 집중돼 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연예나 스포츠 콘텐츠는 좀 약하거든요.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말쯤되면 나루의 검색 결과가 차별화돼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신뢰성있는 랭킹 시스템을 만들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펌블로그에 어떻게 대처할지도 궁금하구요.
객관적인 검색 포지션을 취하다보니 펌 블로그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블로그의 딜레마일수 있는데요, 검색으로는 원본까지 구분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네이버도 네이버안에서는 어떻게 해볼 수 있겠지만 다음과 섞이는 순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집니다. 그러나 이게 펌블로그구나 하는 것을 알 수는 있어요. 네이버는 들어가보기전까지 모르지만 우리는 검색 결과만 보고 알 수 있는 방법들이 좀 있습니다.

나루가 커버할 수 있는 블로그는 어느정도인가요?
피쉬 사용자들이 구독하는 채널이 약 3만개입니다. 여기에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크롤링하는 것을 포함하면 60만개 정도되겠네요. 사실 피쉬 구독자들의 활동만 반영하면 깔끔한 검색이 됩니다. 그러나 그 숫자가 늘어나야되요. 일정 규모의 사용자층을 확보해야 랭킹을 매기는게 가능해집니다.
우리나라 블로고스피어는 IT분야에 집중돼 있는 듯 합니다. 블로그 검색 사업을 벌이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저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 네이버 지식인 정도의 품질만 되도 충분하다고 봐요. 미국도 블로그중 절반 정도는 자기 일상에 대한 얘기들이 올라옵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우리 영화봤어요"하는식의 얘기가 많은거죠. 대부분이 나를 위한 블로깅을 하고 있습니다. 나루는 정보 검색이 아니라 생각 검색에 가깝습니다. 네이버 지식검색 보듯 사람들이 가볍게 얘기하는 것들을 찾아주는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수익 모델은 어떻게 가져갈 계획입니까?
다른 검색 사이트의 수익모델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수익을 올리려면 차별화된 검색 사이트가 되야겠지요. 지금은 어텐션만 갖고 하는데 앞으로는 테크노라티 방식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B2B도 관심있게 보고 있어요. 어떤 업체가 신제품을 내놨는데, 그게 블로고스피어에서 어떻게 얘기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패키지를 만든다면 괜찮을 듯 싶습니다.
테크노라티와의 차이점은 어떻게 봐야할까요?
테크노라티는 검색과 메타 블로그의 중간이 아닐까 싶어요. 메타적인 구조를 갖고 잇는데, 블로그 검색으로 어필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보는 테크노라티는 올블로그 모델입니다.
이올린과 올블로그도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나루와 경쟁하지 않을까요?
검색 싸움은 아니라고 봅니다. 블로거들이 생산하는 콘텐츠를 어떻게 보느냐의 관점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찾아서 보는 형태로 가느냐 아니면 나열된 형태로 보느냐 하는거죠. 찾아서 보는 부분은 우리가 역할을 맡고 싶습니다.
블로그 검색외에 모바일 검색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모바일은 블로그보다도 할게 많다고 봐요. 모바일 검색은 크게 3가지로 나눠집니다. 첫번째는 구글이나 네이버의 모바일 버전입니다. 두번째는 모바일 전용 웹페이지 검색입니다. 우리나라는 모바일 웹페이지가 별로 없지만 이웃나라 일본만 봐도 모바일 웹페이지가 많습니다. 세번째는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가 가진 콘텐츠에 대한 검색인데, 예를 들면 모바일 네이트 검색 같은거죠. 네이트안에도 콘텐츠가 매우 많습니다. 우리는 이중 두번째와 세번째에 해당하는 검색 사업을 해볼 계획입니다. 어텐션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게 모바일입니다. 알짜배기 검색 결과를 보여줘야만 하니까요. 결국 모바일 검색은 랭킹 철학이 반영될 수 밖에 없습니다.
검색을 통한 미래 비전은 어떻게 그리고 있나요?
실리콘밸리 진출입니다. 블로그 검색일지, 모바일 검색일지 검색엔진일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직원들끼리 농담삼아 "테크노라티가 우리 엔진 쓰면 훨씬 좋아질 것이다"란 말을 하기도 합니다.(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