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처음 발명한 모토로라가 이번엔 혁신적인 전원공급장치로 정보통신 역사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려 한다. 지난 4월17일 특허 출원한 '디스플레이와 태양전지 기기'(Display and Solar Cell Device)가 관심의 진원지다. 


모토로라 태양전지 LCD
▲ 모토로라 태양전지 LCD
'태양전지 LCD'라 불리는 이 기술은 휴대폰의 LCD에 달린 집광판이 햇빛을 흡수해 휴대폰 뒷면의 배터리에 전원을 공급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이 시스템은 지금의 리튬이온 배터리 대신 태양전지를 이용하므로 환경친화적이며, 외부에서 장기간 통화할 때도 충전기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자연에너지를 활용하므로 에너지 절감 효과도 크다. 집광판을 따로 달지 않고 휴대폰 핵심 부품인 LCD를 활용하는 것도 이채롭다.


LCD와 태양전지를 결합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기대만큼의 에너지를 모으지 못해 실패하고 말았다. 편광기와 반사 스크린을 이용한 기존 방식으로는 애써 모은 햇빛의 6%도 태양전지로 전송하지 못하는 등 효율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모토로라는 편광기와 반사 스크린 대신 새로운 액정 소재를 도입해 에너지 전송률을 75%까지 올렸다. 상용화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세 명의 공동 특허출원자 가운데 한 사람인 질리 리 모토로라 연구원은 "이번 기술로 기업들은 '끊김없는(seamless) 모빌리티'라는 비전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며 "태양전지패널을 휴대폰에 적용하는 방법을 계속 연구해 고객들의 호응도 얻고 지구 환경보호에도 기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태양전지 LCD는 햇빛에 직접 노출돼 있어야 제기능을 발휘한다. 모토로라 '레이저'같은 폴더형 휴대폰에선 무용지물이라는 얘기다. 한 번 충전하면 2주 이상 쓸 정도로 휴대폰 배터리 수명이 길어지면, 굳이 오랜 시간 햇빛에 휴대폰을 노출시켜 충전할 필요도 없어질 것이다. 현재로선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쓰면서 장시간 통화를 위한 보조전원장치로 태양전지 LCD를 활용하는 방안이 적당해보인다.


이와 별도로 모토로라는 올해 초부터 아프리카 나미비아 휴대폰업체 MTC나미비아와 함께 친환경 휴대폰 기지국 개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정보통신 인프라가 부족한 나미비아 지역을 위해 제공될 이 네트워크는 태양력과 풍력을 이용한 친환경 기지국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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