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는 지난 4월 7일 온라인 보안 서비스 '빛자루' 클로즈베타에 참여했던 블로거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은밀하게(?) 준비해온 웹2.0 기반 인터넷 서비스 2종을 공개했다. 딕닷컴과 유사한 미디어 서비스 '펌핏'과 오픈ID 인증 서비스 'ID테일'이 바로 그것이다. 안연구소를 다년간 취재해온 기자에게 펌핏과 ID테일 발표는 놀라운 소식이었다. 보안의 대명사'격인 안연구소가 바야흐로 인터넷으로 영토확장을 꾀하려 하는 것 같아서였다. 

특히 펌핏의 경우 보안 냄새가 전혀 풍기지 않는 '순종 미디어 서비스'가 아닌가? 이후 두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펌핏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과 안연구소가 그리는 펌핏의 미래가 자못 궁금했던터라 6월초 안연구소를 방문, 펌핏과 ID테일 서비스를 이끌고 있는 송교석 팀장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펌핏과 ID테일은 지난해 11월 발족된 안연구소 사내벤처 고슴도치플러스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고슴도치플러스는 기존 보안 사업이 아니라 웹2.0 시대에 신뢰에 기반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목표다.)

고슴도치플러스의 야심찬 프로젝트

안랩,'안철수판' 딕닷컴을 띄운 이유는?

기자가 만난 송교석 팀장은 8월초를 목표로 보다 차별화된 펌핏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에 "펌핏은 딕닷컴과 비슷한 서비스 아닌가요?"란 질문을 먼저 던졌다.

"지금은 그래보일수 있지만 지향점은 다릅니다. 딕닷컴은 텍스트가 중심이지만 펌핏은 사람과 토론이 중심이되는 플랫폼입니다. 집단지성을 활용해 가벼운 토론을 활성화시키는 거죠. 7월말 또는 8월초 서비스가 개편되면 딕닷컴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사람중심의 토론 플랫폼이라. 말로만 들어서는 그게 정확하게 무엇인지 100%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펌핏 개편에서 평판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현재 온라인 명성이 오프라인에서도 효과가 있는 경우는 올블로드 톱100 정도입니다. 펌핏도 온라인에서 쌓은 명성이 오프라인에서도 가치를 발휘하게 되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어요. 지금은 펌핏 1위가 별게 아닐 수 있지만 사용자수가 늘면 달라질 것으로 봐요."

송 팀장에 따르면 펌핏은  현재 수익성 보다는 대중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익모델은 대중성을 확보하고 난 다음에 고민할 주제라는 얘기다.  대중성 확보를 위한 1차 목표는 사용자수 10만명 확보. 이정도 사용자가 꾸준히 펌핏을 방문한다면 사람 중심의 토론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다는게 송 팀장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펌핏은 마음먹은대로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낙관하긴 이르다. 소수 포털이 들었다놨다하는 국내 인터넷 환경에서 신생 서비스가 대중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아직 올블로그도 모르는 사람이 많잖아요? 인터넷이 다원화돼 있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고민은 많이 했어요. 해법은 포털이 제공하지 못하는 것을 줘야 한다는 겁니다."

펌핏은 앞으로 영어 서비스로도 제공될 예정이다. 이 대목에서 송 팀장은 펌핏의 차별화를 더욱 강조한다. 외국거랑 똑같이 하면 승산이 없을께 뻔하다는 이유에서다. 딕닷컴 모델로는 딕닷컴을 이길 수 없다는 뜻이리라.

송교석 팀장은 기자와 만나는 내내 차별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차별화가 펌핏의 미래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란 얘기였다.

 7월말 또는 8월초 개편될 펌핏은 과연 송 팀장 의도대로 '사람중심의 토론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머지 않은 시간안에 신뢰를 앞세운 '안철수판 인터넷 서비스' 펌핏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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