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에서 무르익고 있는 오픈소스 관련 테마중 하나는 오픈소스 개발자로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쓰기는 많이 쓰는데,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개발자는 적고 나아가 오픈소스만 해서는 먹고살 수 없다는 인식도 개발자들 사이에서 뿌리가 깊습니다. 사용과 참여가 같이 가야만 건전한 오픈소스SW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데, 지금은 참여쪽이 부족한 불균형 상태인 것입니다.
이에 대한 공감대는 어느정도 형성돼 있습니다. 개발자들은 물론 한국SW진흥원에서도 오픈소스 개발자 커뮤니티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해법찾기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핍스씨는 이날 모임에서 "오픈소스 개발자 대부분은 기존 커뮤니티에 있는 자원들을 활용하면서 출발한다"면서 국내 개발자들이 취미가 아니라 자기 업무와 직접 연관된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동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또 한국에만 해당되는 것보다는 글로벌 커뮤니티와 협력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제적인 오픈소스 프로젝트들과의 연대도 강하게 주문했습니다.
핍스씨는 대화에 들어가기에 앞서 썬의 오픈소스 사업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썬의 오픈솔라리스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약 6만명에 이르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픈솔라리스 배포판은 5개로 늘어났고 사용자 기반도 소스코드 공개전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라이선스를 무료화한 이후 약 700만명의 새로운 사용자가 솔라리스를 내려받았다는 군요. 무료화를 통해 사용자 기반을 확대했고, 이를 통해 서비스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게 핍스씨의 설명입니다.
썬은 현재 솔라리스 커뮤니티의 글로벌화를 본격 추진중입니다. 영어권이 아닌 나라 개발자들도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별로 포털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과 중국은 이미 오픈솔라리스 포털이 생겼고, 한국은 구축이 진행중입니다. 한달반 이후 오픈할 예정입니다.
썬의 오픈소스 사업 현황에 대한 브리핑이 끝난후 곧바로 참석한 개발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다음은 핍스씨와 개발자들사이에 오고간 내용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오픈소스SW시장이 서비스형 모델로 가면서 오픈소스를 전업으로하는 개발자들있는데, 한국은 아직 이런 개발자가 많지 않습니다. 다른나라도 초기에는 이런 상황을 겪었을 것으로 보는데, 이와 관련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오픈소스의 진정한 가치는 글로벌 커뮤니티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보면서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출발점을 보자면 대부분 개발자들이 기존 커뮤니티에 있는 리소스들을 활용하면서 시작합니다. 완전히 자기 나라에만 해당하는 것을 해서 성공한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글로벌한게 성공하는 편입니다. 결국 한국도 글로벌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들과 협력하면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글로벌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과정에서 한국에도 숙련된 개발자들이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오픈소스와 관련한 브라질 개발자와 얘기한적이 있는데, 브라질에서는 오픈소스SW가 주권과 관련돼 있다고 하더군요. 미국 SW를 사면 그 돈이 다 미국으로 가고, 결국 미국 회사를 돕는 것인데, 오픈소스SW를 하면서 SW자산을 브라질내에서 갖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한국 개발자들도 국제적인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한국 커뮤니티가 더 활성화되고 코드 기반도 더 풍부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노하우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오픈JDK나 오픈솔라리스 커뮤니티를 보면 직무와 관련돼 있다는게 특징입니다. 업무와 직결되는 선에서 참여가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인센티브가 있어야 오픈소스에 참여한다고 했는데,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개인적인 이익과 이타주의의 관계를 어떻게 봐야할까요?
이타주의와 자기이익은 같이 갑니다. 누가 이기면 지는게 아니라 윈윈이 가능한게 오픈소스입니다. 제로섬 게임은 아니에요. SW개발에 자기중심적으로 접근하지만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구조입니다. 이타주의가 없다면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될 수 밖에 없어요.(웃음)
GPL3 최종안이 곧 나올 예정입니다.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현재 솔라리스팀에서 GPL3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픈솔라리스 커뮤니티의 동의없이 라이선스 정책을 바꾸지는 않을 것입니다. 현재로선 오픈소스 솔라리스 커뮤니티에서 GPL3를 다소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당분간은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 같아요. 그러나 GPL3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면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리눅스와 솔라리스는 경쟁도 하고 협력도 하는 것 같습니다. 리눅스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리눅스와는 사촌관계라고 봅니다. 적대적일 이유가 없어요. 리눅스는 넓은 의미로 보면 일련의 소프트웨어 집합입니다. 좁게보면 리눅스 커널로 볼 수 있지요. 넓게 보면 썬은 리눅스와 많이 관련돼 있습니다. 그놈(GNOME), 모질라, 선더보드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커널만 갖고 얘기하면 기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솔라리스 커널을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라이선스를 무료화한 이후 700만명의 새로운 사용자가 생겼다고 했는데, 그전에 어떤 플랫폼을 쓰고 있던 사용자들인지 궁금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단은 기존 플랫폼에서 솔라리스도 마이그레이션했다기 보다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사용자들이 많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국내 많은 개발자들은 애플리케이션쪽에 포진돼 있습니다. 그러나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 의지는 강한 편입니다. 그런데 핵심 기술이 부족하고 영어도 잘 안되다보니 힘든점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픈소스에 접근할 수 있는 이상적인 모델이라면 어떤게 있을까요?
질문을 들어보니 오픈소스 활동을 취미로 하는 느낌이 듭니다. 원래 오픈소스 개발은 업무와 직접 관련돼 있어야 합니다. 한국에서도 오픈소스를 취미보다는 비즈니스에서 쓰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쓰다가 마음에 안들면 수정하고 그것을 다시 커뮤니티에 기여했으면 합니다. 퇴근해서가 아니라 업무 시간이 이런 활동을 하는게 좋습니다. 영어를 못해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은 공통의 언어이니까요.

